발바닥으로 깨달은 진실, 계획보다 중요한 것

가득 찬 달을 기다리며, 마음을 비우는 시간

by 최동철

내일이면 휘영청 보름달이 뜰 추석, 명절을 하루 앞둔 이른 아침입니다.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듯 흐리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우산 없이 산길을 나섰습니다. 어제 본 달은 이미 둥근 제 모습을 거의 다 갖추었더군요. 하루 이틀만 지나면 완연한 보름달이 되어 어둠을 밝히겠지요.

오늘은 산을 내려오는 길 위에서 발바닥 명상의 화두를 정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발바닥에 전해지는 흙과 돌의 감촉에 집중하며 걸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오늘의 명상 주제는 '계획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지난날, 제 머릿속은 수많은 계획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마치 정리가 되지 않은 서재처럼, '이것도 해야지, 저것도 해야지' 하는 생각들이 빼곡히 쌓여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습니다. 정작 그 계획들 중에 온전히 이룬 것은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계획이라는 틀에 갇혀, 정작 중요한 '실행'이라는 발을 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발바닥 아래 단단한 땅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계획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땅을 딛고 한 걸음 내딛는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낍니다. 머릿속에 가득했던 모든 계획을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비워내기로 했습니다. 그래야만 오늘 하루를 온전히 살아낼 수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너무 많은 계획은 오히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게 만드는 족쇄가 될 뿐입니다. 오늘 해야 할 일, 바로 그것 하나에만 집중하기로 마음먹습니다. 곧 큰집에도 들러야 하고, 사람들과의 약속도 있으니 오늘의 걸음은 조금 서둘러 봅니다.


비워낸 마음에 오히려 평온이 찾아옵니다. 계획 없는 하루가 주는 자유로움을 느껴봅니다. 흐린 하늘 너머, 곧 떠오를 보름달처럼 제 마음도 군더더기 없는 둥근 빛으로 채워지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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