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러운 낙엽길 위에서 생각한 '여유'라는 감각

새벽 3시 30분, 어제의 포만감과 오늘의 다짐 사이

by 최동철

새벽 3시 30분. 산을 내려오기 시작하는 저만의 기준선입니다. 이 시간보다 이르면 마음에 여유가 돌고, 늦어지면 조급함이 스미는데, 오늘은 가까스로 시간을 맞췄습니다.

어젯밤 늦게까지 이어진 즐거운 만남의 여운이 아직 몸에 남아있습니다. 배불리 먹은 탓에 묵직한 포만감이 산을 오르고 내려오는 이 순간까지도 느껴집니다. 하지만 어제의 즐거움은 어제의 것으로 갈무리하고, 다시 오늘을 살아갈 힘을 얻기 위해 이 새벽 숲길에 섰습니다.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감각이 유난히 선명합니다. 길이 마른 낙엽으로 뒤덮여 무척 미끄럽습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땅의 감촉이 아닌, 바스락거리며 밀려나는 낙엽의 불안정한 느낌에 집중하게 됩니다.

두꺼운 외투 속으로 쌀쌀한 가을바람이 파고듭니다. 어제의 온기와 오늘의 냉기, 어제의 만남과 오늘 해야 할 밀린 업무들. 삶은 늘 이렇게 다른 성질의 것들이 교차하며 흘러갑니다.


우리는 참 바쁜 일상 속을 살아갑니다. 어쩌면 이 미끄러운 낙엽길처럼, 자칫 잘못하면 휩쓸리거나 넘어지기 쉬운 시간들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스스로 '여유'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에 쫓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일을 주도해야 합니다. 미끄러운 길 위에서 발바닥의 힘으로 균형을 잡듯, 바쁜 삶 속에서도 단단한 마음의 중심을 잡아야 지치지 않습니다.

새벽 공기가 제법 차가워졌습니다.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며, 어제의 즐거움은 감사히 추억하고 오늘의 일상은 충실히 살아내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오늘 하루, 스스로 '여유'를 만들어가는 주도적인 하루를 보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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