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을 반납하고 얻은 마음의 가벼움
2025년 11월 24일 월요일, 새벽 3시 30분.
아직 세상이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시간, 어김없이 발바닥으로 대지를 딛습니다. 11월의 늦가을 새벽 공기가 제법 차갑지만, 발끝에서 전해지는 땅의 기운은 묵직하고도 솔직합니다.
오늘 걷는 이 길은 여느 월요일과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보통 때라면 주말의 달콤한 휴식 뒤에 찾아오는 무거운 심리적 저항감, 이른바 '월요병'이 발목을 잡았을 테지요. 하지만 오늘은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가볍습니다.
지난 주말, 저는 휴식을 반납했습니다. 밀려있는 업무를 그대로 두고는 도저히 다가올 한 주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남들 쉴 때 쉬지 못하고 책상 앞에 앉아 있었던 시간들. 억울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 몰입의 시간 덕분에 저는 오늘 '숙제 없는 학생'처럼 가벼운 등교 길을 나섭니다.
발바닥이 닿는 흙길의 감촉을 느끼며 '평균율(平均律)'을 생각합니다.
몸은 이미 목요일이나 금요일이 된 것처럼 노곤합니다. 하지만 정신은 그 어느 때보다 명료하고 가볍습니다. 휴식을 잃은 대신 마음의 평화를 얻었고, 나를 위한 개인적인 성장의 시간은 잠시 미뤄졌지만, 당장의 책임을 완수했다는 안도감을 얻었습니다.
하나를 얻으면 반드시 하나를 잃게 되는 것.
또 하나를 잃으면 비로소 다른 하나가 채워지는 것.
새벽 산의 어둠이 걷히고 희미한 여명이 밝아오는 것을 보며 깨닫습니다. 삶은 끊임없이 균형을 맞추려는 시소와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짐합니다. 이 제로섬(Zero-sum) 같은 균형 속에서도, 내 삶의 '평균치' 자체를 조금 더 높여야겠다고 말입니다.
비록 나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는 공부는 잠시 미뤄졌을지라도, 내게 주어진 일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일을 감당해낼 체력과 의지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합니다.
피로하지만 개운한 이 모순적인 감각을 온전히 즐기며, 감사함으로 한 주를 엽니다.
오늘도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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