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이 때로는 독이 될 때, 다시 신발 끈을 조이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여는 12월의 첫 새벽

by 최동철

2025년 12월 1일, 월요일 새벽 3시 30분.

여느 때보다 조금 더 서둘러 산행을 시작했지만 시간을 겨우 맞춰 어둠이 내려앉은 산길로 들어섭니다. 한 해의 마지막 달을 시작하는 날이라 마음은 앞서는데, 어찌 된 일인지 발바닥에 닿는 땅의 감각이 평소보다 묵직합니다.


휴일 동안 참 잘 쉬었습니다. 오랜만의 휴식이 에너지가 될 줄 알았는데, 산을 오르는 내내 몸이 천근만근입니다. 몸이 가벼운 날에는 이 시간이면 벌써 한참을 내려갔을 만큼 날렵했을 터인데, 오늘은 발을 뗄 때마다 중력이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거친 흙길을 밟으며 문득 깨닫습니다.

휴식이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너무 편안하게 풀어진 몸은 다시 긴장을 찾는 것을 낯설어합니다. 팽팽했던 현이 느슨해지면 소리가 나지 않듯, 우리네 삶도 적당한 텐션이 있어야 맑은 소리를 내는 법인가 봅니다. 잘 쉬었다는 핑계로 무거워진 몸을 다시 단련해야겠습니다. 이 무거움을 털어내야 이번 한 주, 아니 이번 12월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가파른 숨을 몰아쉬며 12월의 계획을 발바닥에 꾹꾹 눌러 담아봅니다. 이제 달력은 마지막 한 장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남은 한 달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다가올 내년의 시작을 결정짓겠지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올라온 이 길 끝에서 다짐합니다.

오늘 하루, 내게 주어진 일도, 내가 준비하는 미래도 '즐겁게' 감당하겠노라고. 억지로 끌려가는 하루가 아니라, 내가 주인이 되어 즐기는 하루를 살려보겠노라고 말입니다.

다시 월요일입니다.

무거워진 몸을 다시 기분 좋게 조율하며, 12월의 첫 문을 활짝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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