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라는 '마디'를 넘어서

어제의 소망과 오늘의 햇살 사이에서

by 최동철

2026년 2월 18일 수요일, 오전 8시 22분.

어제 명절의 온기가 채 가시기도 전, 조금은 늦은 시각에 산에 올랐습니다. 늦잠의 달콤함 뒤에 마주한 새벽 산은 여전히 변함없는 침묵으로 저를 맞이합니다.

명절은 우리 삶에서 참으로 묘한 '마디'의 역할을 합니다. 대나무가 마디를 지어야 더 단단하게 자라듯, 명절은 흩어졌던 가족을 모으고 삶의 흐름을 한 번 끊어주지요. 하지만 그 마디를 만드는 과정은 마냥 편안한 휴식만은 아닙니다. 가족의 시간에 보폭을 맞추기 위해 몸과 마음을 바삐 움직여야 하는, 어쩌면 가장 '부지런한 쉼'의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제 발바닥에 닿는 흙의 촉감은 어제보다 조금 더 묵직합니다. 다시 길을 떠나야 하는 분주함이 발 끝에 머물러 있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이 묵직함이야말로 제가 짊어지고 가야 할 소중한 삶의 무게임을 깨닫습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오늘의 햇살은 어제만큼 강렬하지 않습니다. 어제의 해는 '새해의 소망'이라는 간절한 렌즈를 투과했기에 그토록 눈부셨던 것이겠지요. 같은 태양이라도 우리가 어떤 마음의 온도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빛의 농도는 달라집니다. 주역에서 말하는 '궁즉변 변즉통(窮則變 變則通)'의 원리처럼, 명절이라는 마디를 지나며 우리는 다시 새로운 변화를 준비합니다.

오늘 저는 몇 가지 중요한 일들을 앞두고 있습니다. 일과 휴식,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중용(中庸)의 걸음걸이로 오늘 하루를 온전히 즐겨보려 합니다.

"서두를 것 없이 나의 속도대로 충분함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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