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일을 더 잘하고 싶습니다

편지 밖에서 계속 이어질 이야기

by 최기록

2025년 1월 25일


2024년 마지막 날 편지를 받고, 2025년 설 연휴를 시작하며 답장을 씁니다. 한 주의 고단함을 풀어내려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 좋아하는 카페에 와서 노트북을 열었어요. 따뜻한 커피를 옆에 두고, 차분히 생각을 가다듬어 봅니다. 형석님은 새해의 첫 페이지를 어떤 문장들로 채우고 계신가요?


저는 파트장 직책을 개시하는 동시에, 새로 들어온 인턴분이 2주 만에 퇴사를 하게 되어 빠르게 대체자를 구하느라 분주한 연초였습니다. 그래도 긴 연휴를 앞두고 잠시 숨을 고르며 안부를 전합니다. 어느새 마지막 편지를 드리는 날이 왔음에 생경한 기분이 드네요.


형석님과 이 책을 쓰기로 했을 때, 섣불리 가졌던 생각 하나를 고백해 볼까 합니다. 그건 바로 <일을 더 잘하고 싶었습니다>라는 우리 책의 마지막 꼭지를, 일을 더 잘하게 되었다는 문장으로 끝맺을 수 있을 줄 알았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네 번의 계절을 돌아 21번째 편지를 쓰는 지금도, ‘여전히 일을 더 잘하고 싶다’는 한 줄에 가닿는 저를 발견합니다.




여전히, 일을 더 잘하고 싶습니다


특히 리더십을 맡게 된 뒤, 제가 알던 ‘일을 잘한다’의 정의가 얼마나 협소했는지를 느끼고 있어요. 특히 혼자 일을 잘하는 것과 우리 팀(파트)이 일을 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더라고요. 저는 사실 제가 리더 역할을 잘할 줄 알았어요. 예전부터 리더십에 관심이 많았고 알음알음 공부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생각과 실전은 달랐습니다. 각기 다른 성향의 팀원들을 동기부여하고, 이끄는 일은 절대 쉽지 않더라고요. 이전에는 좋은 리더와 나쁜 리더의 특징을 구분하고 제가 만난 리더들을 나름의 기준에 따라 쉽게 평가하곤 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 오만함을 반성하며 완전히 새로운 마음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올해는 여유가 있고, 유쾌하며, 실수를 했을 때 잘 사과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챙겨야 할 일이 많아지고, 나를 찾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분주하거나 예민해지기 쉬운데요. 그런 상황에서도 의도적으로 여유를 갖고, 농담을 던질 수 있는 동료가 되고 싶어요. 또한 작고 큰 실수를 했을 때, 괜히 멋쩍어서 회피하는 게 아니라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리더이고 싶습니다.


20여 통의 편지를 주고받았던 지난 1년 동안에도, 그렇지 않을 앞으로도 일을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살아볼 생각입니다. 모든 일이 잘 풀려서 가뿐한 날에도, 되는 게 없어서 막막한 날에도, 어쩐지 무너질 것 같은 날에도 말이죠. 그간 좋은 대화 상대이자 리더이자 동료가 되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이제는 편지 밖에서 자주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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