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미국의 딜 메이커 들은 어떻게 한국의 상징적인 은행을 구출했나?
지인분이 보내주신 책, ‘Money Games’
부제는 ‘The inside story of how American dealmakers saved Korea’s most ioconic bank’
(미국의 딜메이커들은 어떻게 한국의 가장 상징적인 은행을 구해주었나)입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 경제와 금융사에서 가장 암울했던 IMF 구제금융시기.
당시 제일은행을 미국의 사모펀드 뉴브리지캐피탈이 인수했던 뒷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당시 뉴브지리캐피탈에서 제일은행을 총괄했던 웨이지안 샨 파트너(현 PAG 캐피탈 회장)이 펴낸 이 책은, 변명 가득한 우리 관료들의 회고록과는 다른 인수 주체의 시각으로 당시의 비화를 증언하고 있습니다.
웨이지안 샨을 인수 실무팀의 주축으로 내세운 뉴브리지캐피탈은 제일은행을 1999년 12월 23일 인수했습니다.
이후 2004년 12월 24일 영국 은행인 스탠다드차터드에 매각해서 약 1조 1800억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책에서는 재매각 과정에서 제일은행을 HSBC가 인수할 가능성이 높았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는데, 역사에는 만약이란 의미 없지만 오늘날 SC제일은행이 아닌 HSBC제일은행이 될 수도 있었던 셈입니다. 참고로 뉴브리지의 제일은행 인수 금액은 겨우 5,000억원 수준이었습니다.
글로벌 경제가 보편화되어 국경 없이 투자 자금이 몰려다니는 현재의 시각으로 보면, 다소 폐쇄적이며 국고가 투입되어 유지되던 관치금융의 시대가 지나고 금융의 민영화와 선진화로 접어드는 초기의 모습은 생경하기만 합니다.
당시 우리의 경제관료들은 부실화된 제일은행을 해외자본에 매각하면서 선진금융의 DNA 수혈의 계기가 된다는 점을 명분으로 세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금융계가 ‘자발적’이고 점진적인 발전방향을 찾은 것이 아니라, IMF 구제금융 위기에서 제한적인 선택이 강요될 수밖에 없었던 ‘타의의 길’을 겪었다는 점은 세월이 흘러서도 우리에게 뼈아픈 교훈을 남겨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