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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신 Jun 11. 2022

집에 피아노 있다고 5년이나 수용소에 갇힌 소녀 이야기

중국의 피아니스트, 주 샤오메이(Zhu Xiao-Mei)

1949년 상하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음악 선생님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3살 때부터 피아노를 친숙하게 다루면서 일찍이 재능을 꽃피웁니다.


어릴 적부터 천재성을 보인 그녀는 11살 베이징 중국 음악학원에 입학하면서 피아니스트로서의 순탄한 길에 접어드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1966년 중국 전역을 휩쓸었던 문화혁명의 광기 속에 많은 예술가들이 숙청되었고 음악을 비롯한 예술은 거의 사라지는 지경에 이릅니다.


그녀 역시 피아노를 치는 부르주아로 지목되어 강도 높은 노동 교화 수용소에 수감되게 됩니다.

낮에는 동토에서 삽질로 고된 노동을 하고 밤에는 간수와 수용소 동료에 둘러싸여 자아비판을 하는 참혹한 수용소 생활.


하지만 피아노에 대한 그녀의 열의를 눈여겨본 간수의 배려로 수용소 내의 낡고 온기 없는 건물에서 고장 난 피아노로 밤마다 몰래 근근이 연습을 이어갈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그녀가 수용소에 수감되었던 기간은 무려 5년!​

수용소를 나온 그녀는 피아니스트로서의 꿈을 좇아 홍콩을 거쳐 LA와 파리로 가는 험난한 여정에 오릅니다. 가사도우미와 웨이트리스, 식당 주방일을 전전하며, 피아노의 조율이 흐트러질까 봐 방에 난방도 하지 않고 지낼 정도로 절실하게 꿈을 키워갑니다.

후에 말하는 바 그녀를 구원한 건 피아노와 노자 철학 그리고 명상.

냉혹한 현실을 내면을 다지며 피아노를 포기하지 않고 버텨낸 그녀가 피아니스트로서 유럽 무대에 정식 데뷔한 나이는 46세였습니다.

그 이후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세상이 그녀를 발견하고 나서부터는 피아니스트로서의 행복한 인생 2막이 지금까지도 펼쳐지고 있습니다.


해피엔딩의 서사가 완성된 것입니다!  


1989~2014년 파리 국립음악원 교수를 역임했습니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를 무대로 연주회, 음반 발매와 더불어 세계적으로 이름난 각종 피아노 콩쿠르의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


오늘 그녀가 바흐를 연주한 앨범을 들으며 이 글을 씁니다.  모르던 타인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우연히 알게 되고, 그런 삶을 통해 완성된 음악이 주는 울림이 꽤 크게 느껴집니다.


#쥬샤오메이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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