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취 후유증엔 서러움이 답이다

by 최굴굴

침대에 실려 수술실에 들어가자마자 분주한 움직임 속에서도 다들

"안녕하세요." 하고 밝게 인사해 주셨다. 클래식이 흘러나왔다. 나의 안정을 위한 것인가, 집도의의 안정을 위한 것인가 생각해보고 있는데 이리저리 선을 연결하며 누군가가

"잠드실 거예요."라고 말하고는 바로 다시

"일어나 보세요! 크게 숨 쉬세요!"라고 하였다.

수술 끝, 회복실이란다. 나의 수술후기는 이것이 끝이다.

발목수술은 기억도 못할 만큼 찰나에 끝나버렸지만 회복실에서 의식이 돌아오면서부터 고통은 시작되었다.

전신마취로 수술 내내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던 내 폐가 스스로 일할 수 있게 되기까지 한참 걸렸기 때문이다.

"일어나 보세요! 크게 숨 쉬세요!"

하지만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돌로 짓누르는 듯 가슴이 답답했다. 입술은 바작바작 말랐고, 인공호흡기 튜브가 목구멍 어딘가를 긁어놨는지 목이 타들어가듯 따끔거렸다.

"숨 크게 안 쉬면 폐렴 와요! 크게 숨 쉬세요!"

공포가 밀려왔다. 나 발목 수술 왔는데 폐렴? 안될 일이다. 필사적으로 숨을 크게 쉬었다. 깊이 들이마시고 입을 모아 천천히 내뱉는다. 어지럽다.

"잠들면 안 돼요!"

아 미치도록 졸리다. 앞으로 6시간은 잠들지 말고 숨을 계속 크게 쉬어야 한단다.

나는 이틀을 못 잤단 말이다, 이놈들아!




그 시각, 병실에선 할머니들과 간병인들이 제각기 또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 문득 너무 서러워졌다. 아픈 것도, 이 시징통 같은 병실 안에 있는 것도, 나가면 걱정하는 아이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먼 훗날 우유증이 남을 수 있다는 것도.......

내일모레 마흔 인 나는 질질 짜기 시작했다. 훌쩍거림으로 시작한 울음은 이내 엉엉으로 커졌으며, 나중에는 아예 꺼이꺼이 목놓아 울었다. 간호사가 달려왔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모두가 놀라 쳐다보는 가운데 급히 2인실로 옮겨졌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소리 내서 한바탕 울고 나니 정신이 맑아지며 어지러운 기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숨도 한결 편해졌다. 아플 땐 마음껏 울어도 된다.


하지만 호흡 말고도 전신마취 후유증은 또 있었으니.......


keyword
이전 06화수술 전날의 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