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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허약아인가요? (허약아 체크리스트)

네, 저는 허약아였습니다.

by 최굴굴

어릴 적 사진을 보면 미추에 상관없이 응당 "어머~ 귀엽다! 이럴 때가 다 있었네." 하는 말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내 앨범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사람 됐네." 한다. (마음의 소리로 말해도 다 들린다!)

그때 그 시절 사진 속 나는 정말 볼품없는 어린이였다.

작고 비쩍 골았으며, 안색이 나쁘고, 숱이 적은 머리는 푸석했다. 거기다 뱅글뱅글 돌아가는 커다란 안경을 쓰고, 기운이 없어 늘 삐딱하게 서있었다. 치아는 아말감이 군데군데 씌워져 있어 크게 웃는 모습조차 안쓰러웠다.

그렇게 건질 사진 하나 없는 유년시절을 보내고 한의대에 입학해 소아과 수업을 듣는데 개안하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어디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완벽한 허약아였던 것이다!


다음은 한의학적 관점에서 보는 허약아 체크 리스트다.

1. 손발톱이 약하고 천천히 자란다. 시력이 나쁘다.

2. 긴장을 잘하고 예민해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 불안도가 높다.

3. 편식하거나 복통, 구취가 심하고, 무기력하며 안색이 누렇다.

4. 감기에 자주 걸리고, 비염, 아토피,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이 있다.

5. 치아 발육이 늦고, 모발이 약하다. 뼈가 가늘고 약하다.

*번호 순서대로 간, 심, 비, 폐, 신장 계통의 기능이 약한 아이로 정확한 진단은 전문 한의사의 진찰이 필수입니다.

허약아는 물이 반만 차있는 컵이다.


사람은 물컵에 비유할 수 있다.

내 몸(컵)을 에너지(물)가 채우고 있는데 우리는 이 물을 쓰면서 살아간다.

허약아는 물이 반만 차있는 컵으로 태어난 격이다.

다행히 선천의 허약은 후천의 노력으로 메꿀 수 있다.

좋은 음식과 보약으로 에너지를 충분히 채우고, 바른 생활습관으로 소모를 막는다면 허약아도 건강하게 큰다.


그렇다.

그렇게 난 사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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