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좋았니? 나는 됐고, 너

성기능장애와 신(腎)

by 최굴굴

마음에 드는 이성과 연애를 시작하면 우리는 더 깊은 친밀감과 유대감을 기대합니다.

마음이 통하는 만큼 몸도 더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죠. 하지만 막상 사랑을 나누는 순간이 되면 설렘 대신 걱정이 먼저 앞서기도 합니다. "내 몸매가 예뻐 보일까?", "상대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바람에, 로맨틱한 분위기 속에서도 흥분이 오르지 않았던 적 없으신가요? 관계 내내 원치 않는 통증이 따라오거나, 절정에 이르지 못하고 어색하게 끝난 경험도 있을 겁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우리는 성적인 자신감을 잃게 되고, 상황 자체를 두려워하고 피하게 됩니다. 결국 연인과의 관계마저 서먹하게 만들죠.


성기능장애란 무엇인가

이 단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불편해지거나,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며 선을 긋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의 절반 가까이가 평생 한 번 이상 성기능 장애를 경험할 정도로 생각보다 흔한 고민입니다.

여성 성기능 장애(Female Sexual Dysfunction, FSD)는 성생활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성욕, 흥분, 윤활, 절정(오르가슴), 통증, 만족의 여섯 가지 영역 중 한 가지 이상에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합니다. 성욕이 줄거나, 흥분이나 오르가슴을 느끼기 어렵거나, 관계 중 통증이나 질경련이 나타나는 등 형태는 다양합니다.

성기능 장애, 이런 증상에 해당하시나요? (FSD 주요 증상)
1. 성적 욕구 저하: 성적인 욕구가 거의 생기지 않거나 현저히 줄어듭니다.
2. 흥분 어려움: 성적인 상황에서도 쉽게 흥분되지 않거나 흥분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3. 윤활 문제: 성관계 중 질 윤활이 잘 되지 않아 불편함을 느낍니다.
4. 절정(오르가슴) 부재: 성적 경험에서 절정을 느끼기 어렵거나, 거의 느낄 수 없습니다.
5. 낮은 만족도: 성생활 자체가 전반적인 만족감을 주지 않습니다.
6. 성교통 : 성관계 중 반복적으로 통증이나 불편함(질경련 등)을 경험합니다.
나는...


한편 '욕구', '느낌', '감각'이라는 단어들로 증상을 설명한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성기능장애는 본질적으로 주관적 경험에 의존해 진단됩니다. 물론 염증, 호르몬 변화, 노화, 만성질환 등 신체적인 원인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경우는 뚜렷한 원인 질환 없이 발생하며, 그 뿌리에는 불안, 긴장, 부정적인 성 경험, 우울, 분노와 같은 심리적 요인이 작용합니다. 특히 낮은 자존감은 이 모든 심리적 문제를 아우르는 핵심 요인입니다.

많은 여성들이 '이성이 좋아할 만한' 체형이나 외모를 가져야 성적 자존감이 올라간다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여성의 성기능이 체중이나 체질량지수(BMI)와 같은 객관적인 신체 지표보다 스스로 생각하는 신체 이미지, 외모에 대한 불안, 우울한 기분 등 신체 형태의 심리적 측면에 훨씬 더 크게 좌우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신체 사이즈가 몇이건, 체중이 얼마가 나가건 그 값 자체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내 몸매나 외모에 대해 불만을 갖거나 자신감이 없을 때, 그 마음이 성적인 상황에서도 그대로 작동한다는 것이죠.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최굴굴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한의사이자 일러스트레이터. 꼭꼭 씹어 먹듯 읽어야 재밌는 그림 에세이를 씁니다.

602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3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8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11화흐르는 눈물, 누가 닦아 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