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의 허상

친분이 기준이 된 조직

by Chloe C

이 팀의 업무 배정은 이상하다


현업과의 협업이 잦은 팀이라 그런가.

업무 배정이 늘 예측 불가하다.

그런데 그 안을 들여다보면, 이상하리만큼 단순한 공통점이 보인다.

“누구와 친하냐”에 따라 일이 정해진다.


예를 들어,

Finance· Sales· IT 등 복잡한 프로젝트가 하나 생긴다.

보통은 경력자나 해당 부서 출신이 투입될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선,

전공은 의공학, 업무는 임원 회의 정리만 해본 3년 차 직원에게 그 일을 준다.

그 이유는 단 하나.

그가 재경팀 직원과 친하기 때문이다.



“너네 친하잖아, 같이 해봐”

”이왕 이렇게 된 거 배우면 좋잖아? “


리더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같이 하면 편하지.”


새내기인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거절은 곧, 불편한 사람이라는 낙인일 테니까.

그렇게 그는,

익숙하지도 않고, 이해되지도 않는 업무에 매번 끌려 들어갔다.


실무자에게 진행하겠다는 대답을 받은 리더는

“내가 신경 써서 좋은 업무 주는 거야!”라는 말을 꼭 남긴다…

좋은 업무? 신경?

역시, 이 리더는 사람을 구분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업무 분장이 아니라, 관계 배정


이 조직의 업무는 능력과 경험 기반으로 배정되지 않는다.

누구와 가까운지, 누구랑 ‘잘 지낼 것 같은지’가 기준이다.

그 기준 안에선

배운 적도 없는 일, 모르는 용어, 의미 없는 자리가 당연해진다.



아무도 말은 안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다


사람들은 감정을 내색하지 않는다.

하지만 알고 있다.

왜 저 사람은 늘 빠지는지,

왜 나는 매번 여기에 있는지.


일을 맡게 된 사람도, 맡지 않은 사람도

어느 순간 관계가 불편해지고, 신뢰는 서서히 금이 간다.



룰은 없고, 눈치만 있다


기준을 물으면 이렇게 돌아온다.

“다 같이 하는 거지, 뭘 따져.”

“그래도 너니까 맡기는 거야.”


이곳엔 룰이 없다.

상사의 기분과

조직의 눈치가 유일한 기준이 된다.



친분이 만든 일, 그 뒤에 남는 것


공정해야 할 조직이,

누구와 친하냐로 일하는 구조가 됐다.


그 안에서 남는 건

몰리는 사람의 피로, 빠지는 사람에 대한 불신,

그리고 공정성에 대한 완전한 포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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