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평가의 허상

형식적 그리고 은폐 수준의 평가

by Chloe C

회사에는 리더십 평가라는 게 있다.

매년 정해진 시기에,

메일이 오고, 링크가 열리고,

우리는 리더에 대해 점수를 매긴다.


소통은 원활했습니까?

업무 분배는 공정했습니까?

부하직원의 의견을 경청했습니까?


항목은 늘 그럴듯하다.

하지만 우리는 다 안다.

그 점수 하나로,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걸.



우리 팀의 팀장은

보고서를 제대로 읽지 않는다.

회의를 저녁 6시에 소집한다.

말귀를 잘 못 알아듣고,

기준 없는 지시를 반복한다.

그리고 실무자에게 책임을 돌린다.


누구나 그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평가에는 늘 “리더십 우수”라는 말이 붙었다.

왜냐면

그를 평가하는 사람도

그의 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너도 나도, 서로 적당히.”


그게 이 회사에서 살아남는 법이었다.



그런데 한 번은 달랐다.


팀 안에 한 멤버가 있었다.

그는 정말로 진심으로 썼다.


팀장의 불공정한 업무 배분,

책임 전가 보고 방식

밤늦게 소집되는 회의들,

그리고 조직을 병들게 하는 리더의 무능함까지.


그는 말했다.


“팀장은 책임을 회피하며,

사람에게만 부담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평가서는 위로 올라가지 않았다.

그 위에 있는 사람이

그걸 감췄기 때문이다.


“팀 분위기를 해치면 안 되니까.”

“윗분들께 괜히 보고될 필요가 없어.”


그렇게 리더십 평가는

또 아무 일 없는 척, 서류 한 장으로 끝났다.



조직은 리더의 잘못을 숨겨주고,

리더는 조직의 책임을 모른 척한다.

진실은 항상 그 둘 사이 어딘가에서 묻혔다.


이전 07화강제 배치된 동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