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_38
나의 어머니.
당신이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더 나이가 들어 삶의 무게가 무거워질 때, 견딜 수 없어 당신을 찾아가야 할 때, 당신이 그 자리에 없으면 어떡하죠?
그때는 제가 어떤 힘으로 견뎌낼 수 있을까요.
이따금씩 삶이 지칠 때 당신의 목소리에 기대어 쉬곤 합니다. 당신의 목소리가 시끄러운 내 머릿속을 조용하게 만들어주고 속상함에 울어 눈물에 얼룩진 내 뺨을 어루만져 줍니다.
이토록 당신은 목소리 하나 만으로도 나를 온전한 상태로 만들어줍니다.
그래서 당신이 없는 미래가 두렵습니다.
당신이 얼마 전 나에게 말했죠. 땅에 묻지도 말고 뼛가루를 납골당에 안치하지도 말고 그냥 폐기해 달라고. 그때 나는 당신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도 묻지 않았습니다.
저는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해드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기적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힘들 때 기대어 쉴 곳이 필요하니까요. 당신이 죽어 이 세상에 없을 때에도 나는 분명 당신을 찾을 테니까요.
그러니까 그때도 지금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주세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당신은 존재만으로도 저를 살게 하니까요.
피할 수 없는 작별.
연습할 수 없는 슬픔.
나는 그 아픔이 벌써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