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매년 신제품을 낼 때마다 '혁신이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매년 그렇게 쏟아지는 신제품을 만드는 것 자체가 혁신이다. 그 너댓개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몇십개의 프로토타입이 나왔겠으며, 그것을 위해 몇천개의 아이디어가 나왔을까를 생각하면 경이로운 수준이다. 단 일년도 안되는 기간 동안 말이다.
Lean으로 유명한 도요타 자동차의 경우 연간 실행되는 개선 아이디어가 10만개에 달한다고 하는데, 이는 하루 3천개에 이르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하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나는 제도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조직문화의 문제다.
혁신은 크게 제품 혁신과 프로세스 혁신으로 나눈다. 기존에 없던 제품을 통해서 효과성(Effectiveness)을 높이는 것이 제품 혁신이라면, 같은 아웃풋을 가지고 인풋을 줄여 효율성(Efficiency)을 높이는 것이 프로세스 혁신이다. 수십개의 산업을 붕괴시킨 스마트폰이 제품 혁신의 대표작이라면 수천불 하던 의약품을 몇 센트에 만드는 기술 등이 프로세스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우리는 때때로 세상을 완전 뒤집어 놓을만한 제품만을 혁신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프로세스 혁신의 관점에서는 이러한 '시도' 자체가 혁신의 과정이다. 도요타처럼 타사를 압도하는 막대한 시도와 도전은 자연스레 제품 혁신으로 이어지게 된다.
우리도 일을 하면서 때때로 빗맞은 타구로 만루홈런을 기대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같은 홈런율이 있는 상황에서 가장 많이 홈런을 치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은 무조건 많이 휘둘러봐야 하는 것이다.
무조건 많이 시도해보고, 그 시도를 통해 실행을 지속하면, 그 실행에서 성과가 나오게 된다.
자 그렇다면 우리가 이 시도-실행-성과의 프로세스에서 주로 병목이 생기는 지점이 어디인지를 생각해보자. 실패는 학습의 관점에선 되려 장려해야 한다. 대부분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크다. 이건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인 문제다. 내가 비즈니스 코칭을 하면서 점점 느끼는 것은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실력보다 심리적인 부분이 더 크다는 것이다. 아니 압도적으로 많다.
전성기때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는 섹스 스캔들로 멘탈이 완전히 나가서 잠정 은퇴를 하고 길고 긴 슬럼프에 들어갔다. 그의 피지컬은 절정기였으나 심리적인 문제로 그 전성기를 접을 수 밖에 없었다. 그의 문제는 실력이 아니었다. 심리였다. 그것을 극복하니 그는 다시 재기할 수 있었다.
그래서 시도-실행-성과의 supply chain의 첫 걸음에서는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와 자신감, 지지와 격려 등이 제도보다 훨씬 중요하다.
디자이너에게 "한 시간에 시안 아이디어 하나씩 하루에 8개 제출하고 퇴근해"라고 지시하는데 동기부여 받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도요타의 생산직 근로자에게 톱니바퀴처럼 반복적인 라인 작업 업무만 로봇처럼 시키면서 개선 아이디어를 내라고하면 결코 수많은 혁신 사례가 쏟아져 나올리 만무하다.
요약하자면, 성과를 내기 위해선 부단한 실행을 시도해야 하는데 이는 직원의 자발적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 조직문화를 통해서만 효과적으로 동작할 수 있다. 리더들이 리더십을 갖추어야만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