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효석 Oct 19. 2020

합의(Consensus)에 대하여

조직에서 구성원들간에 의견의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 특히 업무를 지시하는 관리자와 그것을 수행하는 실무자간에 갈등이 있을때 그것의 근거가 '감정'이 되어서는 좋지 않다. 감정은 주관적이며 일관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정적으로 지시나 지적을 하면 좋은 피드백이 되지 못한다. 


인정과 칭찬과 같은 긍정적인 피드백은 감정적으로 접근하면 효과가 커진다. 그러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발전적 피드백은 객관적으로 접근해야 그 효과가 크다.


그럼 어떻게 해야 객관적으로 발전적 피드백을 할 수 있을까?

여기서 나는 '합의'를 매우 중요시하게 강조한다. 합의란 약속을 의미한다. 협상이 아니다. 서로가 같이 만든 기준의 약속이 있을때 이것은 객관화가 된다.


예를 들어, 매일 지각을 하는 직원이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의 행동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 어느날 기분이 너무 나빠 불러서 호되게 혼을 냈다. 명백히 그 직원이 잘못된 행동을 한 것이지만 그 기준이 나의 '감정'인 경우 서로의 감정의 골이 필요 이상으로 깊어질 우려가 있다.


그런데 '시간 준수'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규칙으로 정하고 문화로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해보자. 이건 우리가 모두 스스로 같이 만든 약속이다. 이런 배경에서 시간을 안지켰다는 것은 '관리자의 기분을 상하게 한 것'의 관점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지키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된다. 그러면 불필요한 감정의 소모도 피할 수 있고 그 사람이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이렇듯 발전적 피드백을 하기 위해서는 그 기준이 객관적이어야 하고 그것이 바로 '규칙'이며, 그 규칙을 함께 정하는 것이 '합의'다.


수평적 조직 문화를 지향하는 조직들에게 내가 가장 먼저 추천하는 것은 호칭을 없애는거나 자율 출퇴근을 하거나 그런 것이 아니다. 모두 함께 자신들의 규칙을 스스로 만들도록 하는 것이다. 이 약속이 근간이 되어야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조직에 있어 규칙은 빈 땅에 도로를 내고 신호등을 세우는 일과 비슷하다. 1미터 단위로 신호등을 박는다면 그건 교통에 지장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절한 위치에 신호등이 있기에 도로 위의 모든 차량들이 가장 빠르고 안전한 방법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규칙을 만들어 명문화 한 결과물이 바로 "매뉴얼"이다. 그리고 합의를 도출하는 기술을 "퍼실리테이션"이라고 한다. 그래서 업무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하는 조직들은 우선 퍼실리테이션과 코칭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먼저 익히고, 그 다음에 그것을 통해 함께 '일하는 방식(Working way)'를 만들도록 조언한다. 매우 파워풀하고 효과적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최고의 전문가와 함께 일할 수 있는 방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