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과 조직문화 중에 뭐가 더 중요할까요?
도발적인 질문입니다.
우리는 착한 조직이 더 높은 성과를 내기를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전략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건 수요-공급입니다.
저는 예전에 이것이 무척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매일 지지고 볶는 치열한 현장을 단순한 곡선 좌표가 압도한다는 사실 말이지요.
예를 들자면 착한 조직이 좋은 성과를 낸다고 한다면 모든 사회적 기업이나 소셜 벤처는 다 성공해야 합니다. 이들은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나 소셜 미션을 원칙으로 세우고 일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재벌 페르소나를 한번 생각해보세요. 갑질이나 직원 쥐어짜기 이런 이미지가 미디어를 통해 많이 나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일해도 계속 재벌입니다. 위워크의 창업자 애덤 뉴먼처럼 엉망으로 회사를 운영해도 유니콘이 된 경우 허다하고, 일론 머스크나 스티브 잡스는 소시오패스적인 성향도 보입니다.
그러나 이런 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고객의 수요를 미리 파악하거나 창조하여 경쟁자가 없는 시장을 먼저 선점하는 인사이트와 추진력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후발주자가 선도기업을 따라잡기는 어렵기 때문에 그대로 캐시 카우가 되는 경우가 많지요. 우리나라의 재벌들이 그런 케이스이구요.
그래서 슬픈 이야기이지만 수요-공급 곡선에는 노동의 가치, 조직문화, 팀워크, 커뮤니케이션 이런 것들이 모두 무시되어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경영하는 모습은 이렇게 전략에만 초점을 두고 하는 형태입니다. 과거에 잭 웰치는 직원을 회계 장부의 숫자로 본다는 평가를 받았고, 그 이전에 헨리 포드는 직원을 컨베이어 벨트 앞의 도구로만 보았습니다. 그러나 재무적으로는 경제사에 획은 그은 기업들입니다.
그.러.나,
그렇다면 좋은 조직 문화, 팀 워크,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가치관.. 이런 것들은 다 의미가 없는 것일까요?
당연히 그렇지 않습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그 가장 중요하다는 조직의 전략을 맞추고 실행하는 연료가 되어주는 것이 바로 조직문화이기 때문입니다. 위에 언급했던 모든 기업들은 한때 빠른 성장을 했지만 지금은 모두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으며 새로운 시대의 기업들에게 빠르게 추격당하고 있습니다.
비단 처음에는 어려운 시장에 진입한 기업들도 서로 많은 소통과 토론을 통해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결국 그런 니치 마켓을 발견하고 성공을 이룰 수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 그것을 통계로 조사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경영학자 짐 콜린스입니다. 2000년대에 나온 가장 위대한 경영서인 <Good to Great>는 이전 시대 미국의 상장 기업을 모조리 분석한 역작인데 여기서 그는 유명한 버스의 비유를 합니다. "목적지를 정하고 거기까지 함께 갈 사람을 태우지 말고, 함께 목적지까지 갈 사람을 먼저 태우고 그 다음에 목적지를 정하라"입니다. 그것이 그가 발견한 성공한 기업들의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였습니다.
요약하자면, 운좋게 독점 시장을 발견하거나 창조한 기업들은 가파른 재무적 성공은 할 수 있습니다. 그 아이템과 시장을 발견하는 것이 경영에서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관된 방향으로 안정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것은 좋은 조직문화가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사업적으로는 미약하게 시작했지만 좋은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는 회사는 모두가 목적과 목표를 중심으로 함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능력이 큽니다. 이런 조직은 많은 시도와 노력을 통해 점차 사업 포커스의 영점을 함께 맞춰가며 성공해나가는 것뿐 아니라 그것을 지속가능하게 할 능력이 있습니다. 수많은 경영학의 연구들에 증거들이 넘쳐납니다.
즉 돈만 한탕 버는게 목표라면 유행따라 이것저것 하다 접고 하면 됩니다. 그러나 영속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위대한 기업을 만들고 싶다면 좋은 조직문화 없이는 불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