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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효석 Nov 17. 2023

쥐어짜면 성과가 나오나요?


"그런데 저는 코치님과 생각이 다릅니다"


나는 여전히 많은 리더들 사이에 뿌리내린 신념들을 바꿔보고자 노력하고 있다.


조직에서 많은 리더들이 공유하고 있는 신념이 있다. '직원들은 최대한 쥐어쪼아야 좋은 성과가 나온다'는 것.


심리학과 교육학에서는 연구주제를 넘어 이를 다루는 전공분야가 있을 정도로 활발히 다루어지고 이미 학문적으로는 결론이 난 이슈다. 구글의 Oxyzen Project나 Project Aristotle, re:Work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서도 실증된 데이터들이 공개되어 있다. 그 내용을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한 직원이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100이라고 하자. 100을 완수하는 사람도 드물고 그 이상을 해내는 직원은 그야말로 S급 인재다. 하지만 현실은 70~80만 해도 밥값은 하는거고 50 언저리만 하는 사람도 많을거다. 


이 사람들을 혼내고 쪼아대서 해낼 수 있는 최대치는 100이다. 물론 그것도 못하는 사람이 허다하니 사람들은 70→100으로 올라간 것을 성과가 개선되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100의 능력치를 가진 사람을 200, 300, 500으로 만드는 것은 혼내는 것으로는 절대 달성할 수 없다. 만에 하나 달성한다고 해도 지속가능하지 않다. 그건 온전한 자발적인 내면의 동기(motivation)가 발현되어야만 가능한 것인데 그것이 나타나기 위한 주요 도구로는 성취경험, 발전적 피드백, 인정, 지지적 환경 등이 있다.


이 말을 가장 크게 오해하시는 경우는, 마치 오은영식 긍정육아를 떠올리면서 "그럼 못하는 직원을 앞에 두고도 우쭈주 하라는 말이냐"는 의견이다. 당연히 아니다. 다만 관점을 전환하여 부정적/폭력적 언행을 '객관적이며 발전적인 피드백'으로 바꾸라는 것이다. 나는 리더들에게 이어 묻는다.


'감정의 상처를 당하면서 혼나고 난 뒤 동기부여를 받으신 적이 있나요?'


그런데 놀랍게도 이 질문에도 그렇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


'맞아요. 제가 못했으니 혼나야죠'. 이건 폭력적인 학교문화와 조직문화에서 성장한 우리 사회의 집단 가스라이팅이다. 농업적 근면성과 생산적 효율성만 강조했던 1,2차 산업 중심의 시대에는 시키는 일만 잘하면 되었기 때문에 이런 논리가 통했다. 생산라인에서 오류가 나면 안되듯이 주어진 일에 불량만 내지 않으면 되는 시대였다.(물론 세계대전 이전 헨리포드 시대나 산업혁명 시대에도 인간을 도구로 보는 관점에 대한 비판은 넘쳐났다)


하지만 말단 신입 직원들의 학력수준도 기성세대 관리자들보다 높아지고, 지시된 일만 잘하는 시대에서 창의적인 협력과 융합이 더 필요한 오늘날의 산업시대에서는 이렇게 '시키는 일만 잘 하는' 사람을 키우는 회사에게 미래를 담보하지 않는다.


직원들은 누구보다도 지지적이고 객관적인 피드백을 통해 성장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 "상사와 대화하기 싫다"는 그러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추지 않은 조직문화에 대한 불만인 것이지 누구보다도 성장의 욕구가 강한 세대가 요즘의 직원들이다.


긍정적이고 지지적이며 객관적인 피드백을 통해 내면의 동기를 발화시키는 리더의 말과 감정적으로 다그치며 시키는 일만 하고 싶게 만드는 리더의 말이 있다. 이제는 그 잘못된 신념에서 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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