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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럭바라 Jul 26. 2020

미니멀 라이프는 선택이 아닌 필수

줄였는데 오히려 얻는 것들

내가 더 줄일 게 있을까?


'미니멀 라이프'라는 단어가 유행하기 전부터 나는 이미 미니멀 라이프를 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식비나 가끔 만나는 친구들과 만남이 아니면 소비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착각이었다. 비슷한 나이대와 비교하면 많이 쓰는 편은 아니었지만 적게 쓰는 것도 아니었다.


3개월 동안 사용한 카드 내역을 살펴보니 답은 나와있었다. 정기적인 배달 음식, 충동적인 책 구매, 정기 회원비 등 불필요한 항목들이 보였다. 다행히 취미가 독서와 운동이라 집엔 책과 운동 도구가 대부분이라 남들처럼 집 안은 비울 필요가 없었다.


새어나가는 돈을 통제하니 생각보다 큰돈을 아낄 수 있었다. 남는 돈으로 정말 필요한 가치에 투자했다. 20대는 파종의 시기이기 때문에 무작정 아끼는 것보다 정말 필요한 일들에 과감하게 돈을 투자했다. 그렇게 해도 돈은 더 여유가 생기니 경제적,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며 미니멀 라이프를 조금씩 체험하고 있다.


우린 너무 많은 것을 욕심내고 있진 않을까?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하게 된 배경은 사회가 발전하고 풍족해짐에 따라 우리가 너무 많이 가지고 있지 않을까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됐다. 많은 인류가 생존의 위협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다양성과 물질적인 풍요를 추구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식품이다. 우리는 맛있는 음식도 먹어야 하고, 건강에 좋은 음식도 먹어야 하고, 정서적인 만족을 충족시키는 음식까지 찾는다. 서구권뿐만 아니라 동양권도 필요 이상의 식사를 하고 있다. 삼시 세 끼가 정착된 지도 역사가 길지 않은데, 삼시 세 끼를 포함해 간식, 야식, 디저트까지 먹고 있다.


건강을 챙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문장은 "적게 먹는 것"이다. '어떤 음식이 몸 어디에 좋고'를 따지기에 앞서 일단 양을 줄이면 대부분 문제가 해결된다. 그렇지만 사회는 엉뚱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건강기능식품을 홍보하고, 지속 불가능한 운동을 소개하고, 끊임없이 먹도록 재우지 않는다.


심각한 비만 문제는 전 세계의 골칫거리다. / pixabay.com

결과론적으로 비만율은 매년 전 세계 최고치를 경신한다. 다이어트 시장은 천장을 뚫을 기세다. 적게 먹어야 해결되는 진리가 전 세계에 통용되면 많은 나라와 기업은 경제적인 손실을 잃기 때문에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자극을 준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 무슨 결과를 초래할까?


내가 많이 먹으면..
우리는 굉장한 성공을 이룬 생물종이다. 나도 우리 인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가 이룩한 성공 때문에 다른 여러 생명 형태가 멸종했다. 너무 솔직하게 말해 유감이지만, 사실이다. 우리가 멸종으로 몰아간 대부분 생물종을 우리가 대놓고 죽이지는 않았다. 그 생물종 대부분이 소멸한 것은, 우리가 환경을 우리에게 필요한 대로 바꿔놓았기 때문에, 또 그렇게 바뀐 환경이 그 동식물들에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기의 순간에도 생물학적 진화는 천천히 이뤄지고, 우리가 초래하는 변화는 재빨리 일어난다. 예컨대, 매년 지구에서는 영국 크기의 땅이 콘크리트로 뒤덮이고 있다. 너구리는 그런 지형에서 살 수 있지만, 비버는 그렇지 못하다. 우리가 작물에 용수를 공급하려고 강물을 빼내자 수위가 낮아진 강의 물고기들은 개체 수가 줄어들었다.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 p.517-518


책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문화가 알고 보면 연결돼 있다는 사례를 많이 보여준다. 대표적으로 불교와 그리스 문화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원래 불교도들은 부처의 모습을 조각으로 형상화하는 데 거부감을 느꼈다. 그렇지만 쿠샨인들이 신의 영적인 분위기를 경험하기 위해 불교 조각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만큼 개개인의 점들은 어떻게 연결될지 모른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연결됐을지 모른다. 하물며 세계화 시대에 그 연결의 속도와 접근성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다.


우리가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었을 때 결과는 이미 일어나고 있다. 육류 소비 증가에 따른 가축의 대량 생산으로 지구 온난화가 상승되어 빙하가 녹으며 지구는 정상적인 작동을 못하고 있다. 누군가는 이로 인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을 것이다. 우리 입에 들어가는 불필요한 음식 한 점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두려운 마음이 크다.


지금이라도 전 세계가 미니멀 라이프에 동참해야


코로나 19 장기화에 따라 전 세계 산업화가 순식간에 더뎌졌다. 대부분 인간에게 피해라고 생각하지만 자연은 치유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멸종위기 동물들이 다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바다 기온이 정상을 찾고 정화되며 생명의 신비를 다시 느끼게 해주고 있다.


https://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200724601012&wlog_tag3=daum


단적으로 한국만 봐도 알 수 있다. 황사의 주원인인 중국 공장이 멈추자 미세먼지를 포함해 대기를 뒤엎는 요소들이 줄어들었다. 우리가 마스크를 매일 끼고 다니기 때문에 못 느낀 사람도 있겠지만 공기가 정말 좋아졌다. 잘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은가. 단 5개월 동안의 멈춤과 느려짐이 우리에게 어떤 큰 혜택을 주는지.


인간 중심 사상은 인류를 발전시켰지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울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숙제는 영원히 끝내지 못하고 인류가 멸종할 수 있다. 인간이 이미 지구의 승자이기 때문에 자연 중심으로 세상을 모두 얘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우리가 과하게 욕심을 내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모든 점들이 연결이 강한 지금, 인류는 지금이라도 "미니멀 라이프"를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미니멀라이프 #지구 #환경


<참고 도서>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 - 타밈 안사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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