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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럭바라 Mar 26. 2020

뜨끈하고 든든한 부산 패스트푸드

부산 시민의 특권

회, 파전, 밀면, 어묵 등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은 많습니다. 그중 저의 최애 픽은 단연 '돼지국밥'입니다. 메뉴가 고민된다면 무조건 국밥집으로 친구들과 함께 가곤 했습니다. 지금도 매달마다 꼭 한 번은 먹습니다. 저는 부산에서 8년째 거주 중입니다. 특히 제가 거주하는 지역은 부산 국밥의 메카라고 불릴 정도로 국밥 맛집이 많습니다. 과장해서 말씀드리면 '돼지국밥'이라고 간판을 걸어놓은 식당 중 아무 곳이나 들어가도 맛있습니다. 참고로 저희 부모님은 가끔 저희 집에 오시는데 부산 국밥을 맛보고는 절대로 다른 지역에서 국밥을 드시지 못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부모님이 오시면 저희 가족은 고민 없이 국밥집으로 향합니다.


1년 전부터 친구들과 떨어진 지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외식은 보통 혼자 즐기는 편입니다. 자취 8년 차라 혼밥에 익숙합니다. 외식도 아무 거리낌 없이 갈 수준이죠. 저는 외식을 좋아하지 않아(돈도 없습니다..) 저렴하고 가성비 좋은 식당을 주로 갑니다. 그곳이 바로 국밥집입니다. 특히 제가 가는 단골 식당은 6000원으로 가격이 상당히 저렴합니다. 제가 기존에 살던 지역이나 대부분 국밥집은 현재 7500원 선에 가격이 맞춰져 있습니다. 무려 1500원이나 쌉니다!


혼자 국밥집에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면 눈에 익은 주인분께서 저를 맞아주십니다. 그리고 앉기 전부터 메뉴를 물어보십니다. 저는 대부분 돼지국밥을 먹습니다. 순대국밥이나 내장국밥도 맛있지만 돼지국밥이 저렴하고 제일 맛있습니다. 주문을 하고 자리를 우선 잡습니다. 간단하게 제 짐을 두고 볼일을 보거나 손을 씻고 옵니다. 그러면 놀랍게도 제 자리에 국밥이 놓여 있습니다. 시간을 재보지 않았지만 3~5분이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국밥을 맛보기 전에 김치와 부추로 빈속을 조금 채웁니다. 그리고 국밥을 새우젓으로 충분히 간을 합니다. 저는 밀가루를 피하기 때문에 면은 거의 먹지 않는 편입니다. 간을 하면 저는 고기부터 먼저 먹습니다. 처음부터 고기와 밥을 같이 먹어보기도 했지만 고기 먼저 먹는 게 더 국밥의 맛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고기부터 먼저 먹으면 고기의 육즙과 육수의 향을 누구의 방해받지 않고 느낄 수 있거든요. 그리고 제공되는 양파 겉절이나 부추 겉절이랑 함께 고기를 먹으면 대박입니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으면 고기를 10% 정도 남기고 밥을 넣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추를 한 접시 다 넣습니다. 저는 국밥집에 가면 보통 부추 3그릇을 먹습니다. 혼자 있으면 부추 먹을 기회가 없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리필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국밥을 한 숟갈 떠서 김치를 얹힙니다. 김치도 무조건 리필하네요... 그리고 그릇 바닥이 보일 때까지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원샷합니다.


부산 국밥은 다른 지역에 비해 맛이 훨씬 깊은 것 같습니다. 소문난 국밥집들은 서로 비슷하지만 각각의 특색이 있습니다. 그리고 반찬도 다 다르며 맛도 다릅니다. 가게에서 풍겨오는 분위기도 국밥의 맛을 더해줍니다. 지금 부산엔 비가 내리네요. 비 오는 날엔 국밥 한 그릇이 최곤데...


제가 만약에 타 지역에 살더라도 돼지국밥을 먹기 위해 한 번씩 부산으로 올 것 같습니다. 부산에서 돼지국밥이 맛없다면 한국인이 맞는지 아니 사람이 맞는지 의심... 죄송합니다.


뜨끈하고 든든하기까지 한 부산 돼지국밥 먹으로 부산으로 오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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