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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모노

by GQ

과장되게 눈을 까뒤집고 억지로 몸을 떨며 신접 흉내를 내는 것은 이제 내겐 무용한 짓이다. 자연스럽게 몸이 떨리고 눈이 뒤집힌다.

-혼모노 中-

무당으로서 신접한 모습이 '진짜' 나일까?


아니면 누구도 내 영혼을 지배하지 않는 모습이 '진짜' 나일까?


신접하지 못한 무당이

서슬이 퍼런 작두 위에 올라

피를 뚝뚝 흘리며 작두춤을 추는 것은

'가짜' 나일까?

진짜가 조롱받는 세상이다.

원래 일본에선 '진짜', '장인'이라는 뜻의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던 이 단어가

한국에서는 조롱의 의미로 변질되었다.

진짜가 찐따가 되었다.


무언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애정을 쏟는 행위조차

찌질함과 민폐로 받아들여지는 세상이다.

우리는 '진짜'' 자기 모습을 숨긴 채,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가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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