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당신의 이유는 무엇입니까

by GQ

보이는 것보다 실제의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고 나자, TV에 나오는 내 얼굴을 알아본 사람들의 속닥거림에 움츠러들었고, 뭔가를 들킬 것만 같은 불안감에 시달렸다. 더 많이 배워서 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시간도 능력도 부족한 상황이었고, 마음의 골이 점점 깊어져만 갔다.

-당신의 이유는 무엇입니까 中-


자기객관화와 자격지심 그 모호한 경계선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었다. 내가 잘 할 수 없는 영역임을 명확히 깨닫고 나자 오히려 속이 후련해졌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겠다.


예전처럼 아이들을 슬쩍 놀리고 도망가야지. "아~쌤~"하면서 뒤쫓는 아이에게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교무실로 후다닥 숨어버려야지. 타코야끼를 구워줘야지. 머리에 새집을 짓고 지각한 아이를 꼭 안아줘야지.


우는 아이들을 사랑해야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청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