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서

by 초이조


서프라이즈는 언제든 환영이다. 특히 그 장소가 일하는 곳이라면 말이다.


여느 날처럼 카페인의 힘으로 출근한 날. 모니터 옆 달력 앞에 놓인 정체불명의 물건이 보였다. 뒷면을 보니 외국어로 뭐라고 적혀 있는데, 예상컨대 설탕이라는 의미인 듯했다.


설탕이 왜 자리에 있지 싶어서 다시 보는데, 그림이 뭔가 낯설지가 않았다.


에이, 설마... 하는 마음으로 친구에게 물어봤다.


"이거 뭐야? 네가 여기 둔 거야?"


"응. 이번에 이탈리아에서 간 카페에서 가져온 설탕이야. 그 그림 완전 너랑 나 같지 않아?"


"그러니깐 말이야. 나도 정말 그렇게 생각했는데! 설마 했는데 맞는구나."


나의 예상이 맞았다. 그녀는 이탈리아 여행 중에 들린 카페에서 본인과 나를 닮은 그림이 그려진 설탕 봉지를 챙겨 와 준 것이다. 그 와중에 흰 설탕, 흑설탕 두 가지 버전으로 다 말이다.


서프라이즈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여행지에서 날 떠올려주고 이렇게 챙겨 와 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녀의 서프라이즈는 대성공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서프라이즈, 소확서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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