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숯불돼지갈비집에서

by 최주식

고기 사줄게 내려오라는 사촌형의 그 말은 이제 더 이상 들을 수 없다. 술을 너무나 좋아해서 조금 일찍 가셨다. 그곳에는 술도 없을 텐데… 형이 즐겨 찾던 언양 알프스시장 백마숯불돼지갈비집. 그때 쓴 시를 꺼내본다.




백마숯불돼지갈비집에서



소값이 똥값이라고

근데 고깃값은 비싸다고

돼지갈비를 뒤집으며

사촌형이 말했다

빠진 이 사이로

말을 먹을 때마다

양념이 탔다

양념이 타는 것 말고는

완벽한 맛이라고

작은형이 쉬지 않고

젓가락질하며 말했다

나는 탄 부위를

가위로 잘라내고

맥주에 소주를 부었다

소고기 먹고 싶냐고

사촌형이 묻는다

아니 우물거리는 사이

옆집 정육점에서 한 팩 사 온다

일인당 초장값을 추가로 내고

돼지갈비 불판에 소고기를 굽는다

작은형은 돼지갈비 맛이 더 좋다면서도

젓가락질을 멈추지 않는다

소값이 똥값이라고

근데 고깃값은 비싸다고

뭔가 문제가 있다고

소 팔아서 남는 게 없다고

사촌형이 소주잔을 내리치며 말한다

웃음소리 연기와 같이 흩어지고

폭풍 같은 오후가 지나간다

여기는 백마숯불돼지갈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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