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폴(Paul)이란 이름을 가진 골든 리트리버가 한 마리 있었습니다. 원래 이 품종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사진에서 보다시피 참 잘 생겼습니다. 마치 개사료 포대에 새겨진 모델처럼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네요.
원래 한국에 있을 때는 개는 물론이고 고양이 같은 동물을 단 한 번도 키워본 적이 없는데 이곳 필리핀에 오니 신변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대형견을 키우게 됩니다. 이 골든 리트리버 품종의 우리 폴(Paul)은 집도 잘 지킬뿐만 아니라 친화력이 좋아서 사람을 잘 따르고 애교도 많았답니다.
제가 어디를 가든 졸졸 따라다니고 어느샌가 옆에 가만히 앉아서 저를 지켜준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정이 많이 든 폴(Paul)이 나이가 너무 많아 저 세상으로 떠났습니다 ㅠ.ㅠ 지난 코로나 시절에 한국에 와서 발이 묶여 거의 3년간 돌아가지 못하던 때 어느 날 죽었다는 연락을 받았답니다. 저를 기다리다 병이 든 게 아닌가 가슴이 많이 아팠네요.
그 후 같은 품종의 강아지를 분양하여 몇 마리 키워보았지만 폴(Paul)만큼 정이 가질 않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