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은퇴이민 생활기
한국에서 교직생활을 하면서 중학교 근무할 때 잠깐 손을 대보고 고등학교로 발령 나면서부터는 전혀 시간적으로 여유를 갖지 못해 거의 10년 이상을 손을 놓고 있다가 이곳 필리핀에 온 지 6년 만에 드디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다시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 문득 들었습니다. 한국을 떠나올 때 가지고 온 그림도구를 꺼내보니 아직 물감이 굳지 않고 남아있었고 사용하던 붓도 그대로 있기에 가슴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밥로스(Bob Ross)의 그림을 그립시다"란 EBS프로그램을 기억하시는지요?
저는 그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유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한번 그려볼까?" 하는 호기심에 앞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시도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가 1993년도이니까 무려 31년 전이네요.
여러 가지로 부족하고 어설픈 실력이지만 그냥 취미 삼아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앞으로는 필리핀의 아름다운 풍경에도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큰 기대는 하지 마시고 감상해 보시죠 ㅎㅎㅎ
아래는 미술선생님의 도움을 받아가며 간신히 완성한 첫 작품입니다.
위 그림을 그린 후 몇 달 지나서 자신감을 가지고 그린 호박꽃 그림입니다.
이후 몇 년이 지난 후 중학교 건물이 이전하면서 사무실에 버려진 큰 사진액자를 발견하고는 줏어다가 사진 위에 물감을 입히고 캔버스 삼아서 그린 그림입니다. 춘천에 있는 소양호를 떠올리게 하는 풍경인데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현재 필리핀 집의 식당 벽에 걸어두었답니다.
이외에도 몇 점의 그림이 더 있지만 생략하고......
이제부터가 필리핀에서 새로 시작한 그림입니다. 기법상 주로 그리는 대상이 산 구름 호수 나무 숲 등입니다.
필리핀에서의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작품(?)입니다.
불과 1달 만에 3점의 그림을 그렸으니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 실력입니다.
시간이 날 때 마다 그림을 그려서 방마다 벽에 걸어두기도 하고, 주변 지인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한점 한점 쌓여서 이제는 제법 많은 흔적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언젠가 한국에 돌아가게 되면 작은 시골집을 구해서 그림들을 전시해 보는 게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입니다. 누가 어떻게 평가를 하든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내가 행복하면 되는 게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