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고야 Jul 16. 2024

한국에서의 예기치 않았던 장기휴가_2

이제는 끝까지 버티면서 꺾이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

특별히 할 일도 없고 집안에만 있기도 답답하여 집 앞 하천을 따라 잘 조성된 산책로를 걷기 시작했다.

거의 매일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걸으며 다리의 힘을 기르고 체력을 보강하며 지냈다. 매일 같은 길을 걷고 또 걷는다. 마치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심정으로...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이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걸어 다니니 아는 이가 바로 옆을 지나가도 모를 판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다소 생소한 풍경이 곳곳에서 연출된다.


[산책로를 따라 활짝 핀 개나리와 벚꽃]


3월 초에는 칼바람도 불고 손이 시리기도 했는데 4월 어느 순간 길가의 나무에서 초록초록 새순이 돋기 시작하더니 5월엔 벚꽃이 만발하고 각종 야생화가 하양 노랑 빨강으로 거리를 물들였다. 6월 들어 날씨가 조금씩 더워지기 시작하더니 어느 날은 36도까지 올라가고 7월에 접어드니 장마가 시작되었다. 하루하루 코로나 발표에 마음을 졸이며 5월엔 필리핀에 갈 수 있겠지... 늦어도 6월엔 들어가겠지 했는데 벌써 7월이 되었고 이젠 8월에도 힘들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어찌할꼬???





도저히 견디기 힘들 때는 차를 가지고 밖으로 탈출(?)을 시도한다.
가까이는 소양강댐, 옥광산, 강촌, Jade Garden, 문배마을부터 멀리는 충남 당진, 대부도까지... 또 어느 날은 속초, 주문진으로 바다낚시 겸 회를 먹으러 갔다 오기도 하고... 밤낚시를 가서 씨알 좋은 향어를 여러 수 잡아올리기도 하였다. 송암스포츠타운 부근의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스카이워크가 나온다. 의암호수 위에 투명유리로 세워놓은 전망대인데 발밑으로 바로 보이는 높이가 아찔하다. 오늘은 홍천군 북방면 굴지리 강변으로 나가서 달팽이를 제법 많이 잡아왔다. 내일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달팽이 국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여기저기를 다니며 맛본 다양한 음식들]


앞으로 언제까지 이 상황이 지속될지 아무도 모른다.

올해 안에 끝날지 내년까지 이어질지... 하루속히 치료제가 개발되길 바랄 뿐이다.


필리핀에 돌아가면 해야 할 일이 많다. 밀린 공과금(전기세, 수도세, 인터넷비 등)과 각종 BIR세금납부, 소방안전점검 신청, 토지임대료 지불 등등... 또한 자동차운전면허증을 갱신해야 하고, 은퇴이민비자도 갱신해야 한다. 지금은 모든 서류 작업이 중지되고 미뤄진 상태이므로 훗날 통제가 풀려 정상화되면 한꺼번에 모든 업무가 밀려 엄청난 혼란이 벌어질 것이다.


그렇더라도 하루속히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어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참 좋겠다.


조만간 모든 나라의 하늘 길이 다시 열리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이전 05화 한국에서의 예기치 않았던 장기휴가_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