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안은 열대과일의 황제라는 닉네임만큼이나 그 비주얼과 맛이 독특하고 화려하다. 뾰족한 가시가 돋은 겉모습은 마치 고슴도치와 같고, 코를 찌르는 그 향은 한번 맛보면 잊히지가 않는다. 그 외에도 망고, 망고스틴, 람부탄, 구야바노, 포멜로, 마랑 등 형형색색의 열대과일이 가득 쌓인 매대를 보고 있으면 명절처럼 마음이 풍성해진다.
필리핀에 다시 들어와 열대과일의 황제라는 두리안을 맛보았다. 필리핀의 가장 남쪽 섬인 민다나오의 다바오에서 생산된 제품이라 저렴하면서도 맛이 끝내준다.
다바오에서는 제철에 가면 킬로당 40페소에 실컷 맛볼 수 있는데 마닐라 쪽으로 넘어오면 가격이 몇 배로 뛰어 킬로당 300페소가 넘는다. 거의 소고기 1킬로 가격과 맞먹는다.
두리안은 마치 삭힌 홍어처럼 코를 톡 쏘는 그 특유의 향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데 나에게는 천국의 맛이다. 그러나 워낙 열량이 높은 과일이라 한 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안 좋고,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 분들은 섭취에 유의해야 한다.
딱딱한 껍질을 결을 따라 잘 벗기면 황금색 노란 알맹이가 수줍은 듯 얼굴을 내민다. 워낙 강렬한 향 때문에 호텔 같은 숙박업소나 항공기와 대중교통 내에는 반입이 절대 금지되어 있고, 이를 어길 시 많은 벌금이 부과된다고 한다.
몇 년 전 우리 집 정원에 두리안 모종을 하나 심었는데 언제나 커서 두리안 열매가 주렁주렁 달리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