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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고야 Aug 27. 2024

건강검진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되었다

악~! 전립선 건강에 이상이 생기다 ㅠ.ㅠ

둔내 T모텔에서의 한 달간 일이 끝나갈 무렵 춘천에 있는 건강관리협회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3월 초에 정기 건강검진을 받았었는데 한 가지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었으니 빨리 내원하여 상담을 받아보라는 것이었다. 지금은 바빠서 갈 수가 없다고 하니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오시는 게 좋을 거 같다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건강에 무슨 큰 문제라도 생겼나?"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엄습하여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래도 여기 일이 끝나야 움직일 수 있으니 일단은 일을 마무리하고 상담받으러 가보기로 하였다.


드디어 모든 일을 끝 마치고 나니 여사장께서 그동안 자기가 없는 동안에 카운터도 봐주고 객실마다 보일러 개폐 관리도 해줘서 고맙다며 월급 250만 원에 수고비 20만 원을 더하여 총 270만 원을 현금으로 봉투에 넣어주셨다. 택시를 불러서 나가려고 했으나 감사하게도 본인 차로 버스터미널까지 배웅해 주셔서 그곳에서 작별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이렇게 해서 짧았던 둔내에서의 생활도 무사히 끝났다.




춘천에 돌아와 건강센터에 상담예약을 하고 방문하였더니 담당 의사께서 혈액검사 결과지를 보여주시며 전립선암_전립선특이항원_PSA 수치가 기준범위(0 ~3.80 ng/mL)보다 5.82로 다소 높게 나왔으니 큰 병원으로 가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전원의뢰서와 영상기록 CD를 발급받아서 강원대학교 비뇨의학과에 등록하고 다시 혈액검사, 소변검사와 요속검사, 잔뇨초음파검사 등을 받았다. 


그다음 주에 결과 상담을 하러 갔더니 역시 PSA 수치가 4.85로 기준보다 높기는 한데 이 검사로는 정확히 알 수가 없으니 조직검사를 해보는 게 좋겠다고 하였다. 이때가 5월 초였는데 나는 5월 중순부터 춘천의 M모텔에서 일을 시작하기로 이미 계약이 되어있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되었다. (일을 시작해야 하나? 건강을 먼저 챙겨야 하나?) 해당 모텔에서는 우리 부부만 철석같이 믿고 있을 텐데 당장 일을 못한다고 하면 큰 민폐를 끼치게 된다. 아무리 그래도 내 건강이 우선인데...... 어찌한다?


[연령에 따른 전립선 정상크기]


의사 선생님께 조직검사를 지금 당장은 힘들고 몇 달 후에 받아도 괜찮으냐고 조심스럽게 여쭤보았더니 아직 심각한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고 하였다. 그래서 모텔 일이 끝나는 11월 이후로 조직검사 예약을 잡아놓았다. 


이후로 시간만 나면 인터넷으로 전립선암과 조직검사 등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다. 전립선암은 다른 암과 달리 초기 발견 90% 이상의 완치율로 상당히 높은 편이며, 조직검사는 항문을 통해 기구를 삽입하여 전립선의 12군데에서 조직 샘플을 채취하는데 약간 따갑고 뻐근한 느낌이 불쾌할 있다고 하였다. 후유증으로 소변과 대변을 보는데 피가 섞여 나올 수도 있고 배변활동에 다소 곤란을 겪을 수도 있다고 나와 있었다. 


인터넷에 나와있는 전립선 조직검사 후기들을 읽고 나니 갑자기 겁이 나고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많이 아플까?"

"후유증이 심각하면 어떡하지?"

"혹시 암이 발견되면???"


몇 년 전에 강릉에서 일을 할 당시 치질 수술을 받고 나서 약 1달간 고생을 한 경험이 있기에 항문을 통한 검사에 상당히 반감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도 평소 건강한 편이었고 몸에 별다른 이상 증세도 없었기 때문에 이때까지만 해도 큰 걱정도 안 되었고 별일이 아닐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5월 11일부터 M모텔에서 야간 알바를 시작하게 되었고 수습기간을 거쳐 6월 1일부터는 정식 직원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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