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사이비를 구분하는 법은 성스러움과 희생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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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나는 신이다>를 보면 사이비 예로 JMS, 오대양, 아가동산, 만민중앙교회 등이 나온다. 이들은 기독교(천주교, 정교회, 개신교 등)의 상징인 십자가와 교회 그리고 성경에 나오는 용어들을 사용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흔히 볼 수 있는 기독교 교회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독교적 상징물인 십자가가 걸려 있고 사람들이 성경적 용어를 쓴다고 해서 ‘순전한 기독교’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기독교에 대해서 잘 모르는 많은 사람들이 ‘십자가’와 ‘교회’라는 상징에 익숙하기 때문에 사이비와 기독교를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사이비에 사이비인 줄 모르고 가서 결국 그 곳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될 수 있다. 그래서 반드시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기독교라고 하면서 십자가가 의미하는 희생(sacrifice)이 없다면 종교의 성스러움(sacredness)이 없는 곳이다. 그러한 곳이 사이비이다. 논픽션인 <나는 신이다>에서 픽션인 <모범택시 2>의 순백교처럼 성스러움과 희생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리스도교라고 하는 기독교에서 사탄(악마, 마귀)은 인간처럼 창조주인 하느님의 피조물 중 하나였다. 그런데 천사들 중에서 창조주인 하느님과 똑같은 위치를 원하는 천사가 있었다. 그러한 천사의 교만 때문에 타락해서 천국에서 쫓겨나 사탄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마찬가지로 피조물인 인간이 창조주와 같은 하느님이 되려고 하는 순간 타락한 사탄과 같이 되는 것이다.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에서 보여주는 여러 교주들처럼 말이다. 그들의 범법 행위는 하늘의 법까지도 아닌 인간의 법으로도 충분히 범죄이다. 분명한 것은 피조물인 인간은 절대로 창조주인 성스러운 하느님이 될 수가 없다. 그럼에도 역사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이 되려는 과도한 욕망 때문에 결국에는 파괴자인 사탄이 되었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인도 힌두교에서는 동물인 소를 신성시한다고 한다. 그러한 모습을 인도에서 처음으로 본 영국인들이 놀라고 당황해서 만든 용어가 Sacred cow(성우)이다. Sacred cow는 사전적 의미로 보면 지나치게 신성시되어 비판이나 의심을 할 수 없는 것이나 사람을 뜻한다. 드라마 <모범택시 2>에 나오는 순백교 교주 옥주만이나 <나는 신이다>에 나오는 교주들은 어느 순간부터 Sacred cow(성우)가 된다. 그래서 사이비인 순백교와 같은 집단 안에 있으면 어느 누구도 지도자를 비판하거나 의심할 수가 없게 된다. 왜냐하면 사회적으로 단절되고 고립되어 집단 안에서만 있다 보면 비판하고 의심하는 능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소위, 세뇌가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속하여 더 이상 빠져나올 수 없는 심리적 상태가 되어버린다.
사이비에 들어가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은 고통을 당한다. 밖에서 보면 분명히 고통을 당하는 것이 보인다. 그런데 매우 신기한 현상이 일어난다. 사이비 집단 안에서는 고통을 당연하게 여기는 심리가 된다. 왜 이러한 말도 안되는 심리적 현상이 일어날까. 그것은 인간의 심리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것을 추구한다. 그런데 매우 자주 감성적이고 비합리적인 선택과 행동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심리적 실제가 사이비에 빠진 사람들 중에 가장 합리적이고 이성적일 것 같은 고학력자도 많은 이유이다.
학문적으로 심리학은 과학이라는 카테고리에 있다. 그 중에서 긍정심리학의 연구 중에 ‘영성과 종교성’이 있다. 영성과 종교는 소위 과학과는 동떨어진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긍정심리학에서 연구를 한다. 프로이트 이후 배제시킨 영성과 종교를 심리학에서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지능을 연구하는 다중지능이론을 보더라도 ‘영성 지능’이라는 것이 있다. 이러한 것을 볼 때 영성과 종교성은 인간의 타고난 성격적 특성 안에 내재되어 있다고 볼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안에 내재된 영성과 종교성의 욕구를 인정하고 건강하고 바람직하게 충족하는 것이 사이비에 빠지는 것을 예방하는 최선이다. 그리고 누구든지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외로울수록 사이비가 주는 소속감에 이끌려 가기 쉽다는 것을 알고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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