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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ss Oct 24. 2021

의도적 참여는 지역을 망친다 | 도시재생 마인드

마을이나 지역이 쇠퇴함에 따라 정부의 각 부처에서는 다양한 사업들이 최소 몇 백에서 몇 백억에 이르는 재원으로 기획되어 지원되고 있다. 이런 사업을 참여하다 보면 회자되는 공통적 사실은, 마을(지역)을 좋게 만들자고 사업비를 받았지만 이것으로 인해 그나마 이어온 공동체마저 파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마을에 돈이 들어오면 싸움판이 된다’는 것이다. 즉, 사업 초기에는 지역을 위해 함께 노력하였으나(물론 누군가에게는 그런 척을 했을 것이다) 지역에 돈이 들어온 후 그 이권을 가져가기 위해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는 사례들이 비일비재하다.


원인은 다양할 수 있으나 경험한 바로는, 사업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는 지역의, 속칭 리더가 의도를 숨긴 채 자신 또는 본인이 속한 조직의 이득을 위해 사람들을 동원하여 사업을 유치한 후 자신의 지분과 노력의 대가를 요구하면서 시작된다. 주변 사람들은 초기에는 매우 고마워하다가 본격적으로 사업의 실행에 참여하면서 그 리더의 의도를 파악하게 되고 결국 등을 지거나 관심을 버리는 등 갈등의 골이 심해진다.


다른 경우로는 지역 발전을 위해 애쓰는, 선의를 가진 리더가 고생하여 사업을 유치한 후, 그동안 관망하던 사람과 조직이 적극적으로 참여(판이 꼬이는 것)하면서 나타난다. 사업비가 지역에 ‘떨어졌다는’ 소문을 듣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 참여하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무엇을 하자는 생산적인 논의보다 의도를 갖고 참여는 사람들은 ‘누구는 안되고’, ‘어디는 안되고’ 등 네거티브식 여론몰이를 하며, 뒤에서는 본인에게 유리한 소문을 전달하여 반대하는 사람들을 ‘찍어낸다’. 선의의 리더니 참여자들은 마음을 다치고 골이 깊어져 지역을 아예 떠나거나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좋은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떠나고 난 후에는 그저 '내 것'만 따지며 사업은 진행은 되나 주인 없고, 관리와 운영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큰 문제는 그나마 있던 ‘올바른’ 사람이 떠나게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전 사업을 실적 삼아 다시 사업을 유치하고 다시 불순한 의도가 가득한 사람들은 혜택만 바라는 땜빵식 사업을 진행한다. 자발적 참여자는 손해를 보고 의도적 참여자가 혜택을 보는 구조가 정착되어 결국, 무엇인가 만들어지나 지역 쇠퇴는 가속화되는 운명을 맞이 한다.


거창하고 아름답게 꾸며진 사업들을 진행하지만 더 이상 희망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후퇴하고 있음을 그 의도적 참여자들은 모를 것이며, 아니 관심도 없을 것이다.



-본 글은 '도시재생 후진지 되지 않기(유룩출판, 2020)'의 내용을 수정, 정리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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