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국'인 청년은 나타나지 않는다 | 도시재생 마인드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다양한 청년 주체들의 성장과 정착은 쇠퇴한 지역의 큰 동력이 될 수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공모'와 '공고'를 통한 참여기회를 얻는 청년 주체들 중에는 절실한 마음가짐보다는 ‘그냥 한번 해보지’라는 마음으로 '지원비'에만 관심을 둔 사람들도 많다.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닌 ‘몸과 마음(영혼)’으로 참여하는 ‘실행력’ 있는 청년들의 참여가 본 사업에서는 절실하지만 이들을 모으기가 쉽지는 않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이다.
이들은 현장에서 발품을 팔아 '발굴' 및 '영입'되어야 한다. ‘진국’인 청년들은 어디선가 자신의 일을 묵묵히 잘하고 있으므로 공공사업에 참여할 동기가 적고 여유가 없다. 그들은 아쉬운 것이 없으므로 굳이 복잡 다난한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공고'만 을 통해 ‘진국’인 청년들을 모으기 힘들고 그들의 관심 조차 끌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도시재생사업에 이런 청년들을 배제하고 '공고'만으로도 관심을 강하게 표명하는 사람들만 모아 진행하는 것이 맞을까. 물론, 모집을 통해 모인 청년들의 참여만으로 사업 진행은 가능하다. 부단한 '역량강화' 교육을 통해 성장할 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재생사업은 엄연한 ‘사업’이기 때문에 4-5년의 사업 과정 및 이후에 성과와 효과를 내야 함을 부인할 수 없다. 간혹 도시재생은 장기간 지원되거나 기다려줘야 한다고들 하나, 몇 백억의 사업비를 받는 과정에서 분명 제언서에 기대효과를 거창하게 언급하였을 것이다. 사업 효과를 장담해 놓고 이제 와서 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뒤 빼는 것은 비겁하다.
따라서 직접적인 효과와 참여자의 성장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멘토’ 또는 젊은 조직의 구심점으로서 역량 있는 청년들을 영입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지역 네트워크가 출중하여 더 많은 청년들을 모으는 '여왕개미'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진국인 청년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발굴하고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하는 형식과 방식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간혹 누군가는 이를 특혜나 혜택이라고 비난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장을 굴러 봤다면 현실적으로 뿌려 '공모'로만 모인 청년들에게 제공되는 프로그램만으로는 지역의 '자생적 활동'이 불가하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게 될 것이다. 사업 후반에 우리는 지원을 했지만(할 것은 다했지만) 그들의 역량과 태도가 부족했다고 남의 탓을 하지는 말자. 그냥 쉽게 안에서 포스터 만들고 공지하여 모인 사람들로만 경쟁력 있는 결과를 만들기 힘들다는 점을 먼저 인정해야 할 것이다.
포켓몬스터의 주인공들이 세상을 힘들게 돌아다니며 역량 있는 포켓몬을 찾아 서로를 이해하며 성장했듯이, 도시재생 현장에서도 '진국'인 청년들을 직접 찾아나서야 한다.
-본 글은 '도시재생 후진지 되지 않기(유룩출판, 2020)'의 내용을 수정, 정리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