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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ss Nov 08. 2021

‘비’영리 아닌 ‘지역’영리 조직 | 도시재생 마인드

공공재원이 투입되는 사업은 보통 영리보다 공익적이야 한다는(특히, 행정 측에서) 인식이 강하다. 따라서 도시재생사업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활동과 세부사업은 영리 목적을 배제하거나 금기시한다. 따라서 참여주체로서 비영리 단체를 선호하거나 참여자들에게 자발적 봉사를 유도한다. 도시재생을 한다는 조직들이 무슨 활동을 하고 어떻게 먹고 사는지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청년이 주로 참여한 사업에서도 '비'-영리 활동을 권장한다. 즉, 청년들이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하였을 때 돈을 버는 것은 안된다는 것이다. 좋아서 하는 일이니 지역을 위해서 봉사하고 희생하라고 행정과 토착조직들은 말한다. 행정 측은 월급을 매달 받고 토착 주민들은 개선된 공간과 시설로 혜택을 받으면서 말이다.


사실 청년들은 청년일 때가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무엇에 자신의 에너지와 시간을 투자해야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여 시작하며 이행해야 한다. 이 때의 투자가 자신의 나머지 삶을 결정하기도 한다. 그런데 중요한 이 시기에 도시재생사업을 주도하는 주체와 조직은 청년들에게 시간과 에너지를 바치기 바란다. 그것도 희생과 봉사를 통해서이다. 과연 자기 자식들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생각하고 말할 수 있을까.


이러한 상황은 도시재생의 유체이탈 사고이다. 지역은 물리적 공간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의 삶과 연결된 동맹체가 주가 되어야 한다. 지역의 미래를 논하고 싶다면 당연히 청년의 미래를 생각해야 할 텐데 그들의 미래를 공감하지 않고 일시적 활동만을 요구하는 것은 '동원하기만'을 의도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지역에 정착하여 자신의 ‘일터’와 ‘삶터’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무엇을 하여 먹고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노골적으로 공론화해야 한다. 금기나 배타적 태도는 단순히 그들을 이용하겠다는 것 밖에 안된다. 매우 더럽고 이기적인 태도이다.


단, 배타적으로 나만 알고 나만을 위한 장사와 사업을 하겠다는 청년들에게서는 지역의 미래와 접점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즉, 도시재생사업 참여자가 되지 않아야 한다. 영리를 추구하되 그것이 지역과 연계된 사업과 아이템이어야 한다. 장소, 사람, 기존 여러 물적/인적/문화적/생태적 자원들과 연계된 사업이어서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향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 하지만 조식을 포함한 음식들이 주변 '동맹(연합) 식당'과 연계하도록 할 수 있다. 시장에서 사 온 재료를 직접 여행자가 요리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할 수 있다. 지역에 숨겨진 장소와 사업자와 연계하여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지역 청년들을 활용하여 여행 가이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게스트하우스는 단순한 숙박공간이 아니라 여행자들을 지역 상권과 연결해 주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 게스트하우스에 오는 동기와 수요가 많아질 뿐 아니라 여행자들의 소비효과가 주변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는(알게 모르게)'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충주의 BTLM1960 사례를 보면 된다)


결국, ‘지역연계’-영리 사업으로 지역 청년들이 수익을 추구하도록 해야 한다. 그 수익은 지역의 새로운 수요를 통해 만들어지며 분배될 수 있는 ‘시스템’이 될 수 있다. 즉 청년들의 수익이 많아질수록 지역 차원의 수익도 많아지는 '상생의 연결고리'에 집중해야 한다.


물론 초기에는 매우 어려울 수 있다. 기존 토착세력들의 많은 질투와 반대에 직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럴수록 자신 있게 실행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래서 체감된 효과를 먼저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직접 해보고 체감시켜야 설득 되는 판이 도시재생 판이지, 끊임없는 협의체 회의만 지루하게 한다고 절대로 공감을 얻을 수 없다. 아는 만큼만 이해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는 하는 것이 사람들의 본능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작은 사업부터 빠르게 만들고 그것을 키워나가면서 더 넓고 깊게 지역에 파급될 수 있는 방법을 실행자들로서 청년들에게 찾도록 해야 한다.


‘네가 살면 우리가 죽는 것’이 아니라 ‘네가 살면 우리도 살 수 있다’라는 공동의 확신을 청년과 함께 '지역연계-영리' 조직애서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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