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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ss Nov 18. 2021

'도시재생 후진지 되지 않기'를 마치며

지역의 재생사업들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웃었고 울었고 힘들었고 실망했고 희망을 보기도 했다. 공공에서 진행한 지역재생 성공사례를 찾기 위해 인터뷰도 하고 잠복하여 모니터링을 진행하면서 의문점은 계획은 모두 좋은데 왜 제대로 실현되고 작동하지 않을까였다. 모든 원인과 해답은 바로 '사람'과 '마인드'에 있었다. 


지금까지 서술한 내용은 결코 객관적일 수 없다. 현장에서 배우고 느낀 점을 나의 시간과 장소를 기준으로 썼기 때문이다. ‘사업을 대하는 자세와 생각’에 대한 나의 의견을 낸 것뿐이다. 그러나 지역사업에 관여한 8년 정도 지난 시점에서 ‘왜 잘 안될까’, ‘우리나라에서는 무엇이 문제일까’를 끊임없이 고민했었고 혼자 힘으로는 어떠한 것도 바꿀 수 없음을 깨달았다. ‘변화를 위한 공감’하기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확신했고 사람과 사업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에 작은 보탬이 되고 싶었다. 이런 좋은 의도의 사업에 좋은 마음으로 참여하였지만 상처 받고 떠나갈 사람들이 눈에 밟히기도 했다.


논문이나 연구서, 선배들이 가르쳐준 길들이 현장에서 통하지 않았던 경우가 많았다. 거창한 거버넌스를 구축하라는 여기저기의 구호는 허공에 내지르는 헛소리 같았다. 돌발적 변수들이 튀어나오는 상황에서, 확신한 것은 이런 방향의 사업들은 결코 '아름답거나 착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이해관계자들의 치열한 이권들이 얽혀 있어 누군가의 결정과 힘이 나머지 사람들의 노력을 박살 내거나 무기력하게 하는 살벌한 사업이었다. 지역을 살리고자 하는 구심력을 의도한 사업이 실상은 원심력으로 많은 것을 내보내고 있기도 했다. 재원이 투입되는데도 소멸 지역이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혼란을 야기하는 사업이었다. 사업의 ‘바람직한 의도’와 어긋난 전개에 참여자와 실행자들은 힘들어했고 지쳐 빠져나가면서 의미 없는 결과만 만들어졌다.


결국, 사람들의 마인드(태도)가 변하지 않으면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정권이 바뀌어 다른 이름으로 바뀌고 보완된 제도와 사업들이 나오더라도 실행할 사람들의 마음과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각자의 역할을 다하지 않는다면 같은 결과를 반복할 것이다. ‘바람직하게’ 짜인 사업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뒤로 후퇴(행)하는 ‘후진지’가 될 것이 분명했다.


'도시재생 마인드'의 글들을 통해 그 흔한 ‘역량 강화’보다 참여자들의 '마인드 셋(장착)'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사업에서 무엇을 기획하고 계획하기 전 사람들의 마인드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부터 시간과 노력을 들여 고민해야 한다. 지역에 대한 진정성과 절실함을 장착한 '사업', '행정', '주민', '청년', '지원조직'의 합이 도시재생의 시작과 끝이 될 것이다.   



-본 글은 '도시재생 후진지 되지 않기(유룩출판, 2020)'의 내용을 수정, 정리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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