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라 나름 공부를 하고 있는 중2
오늘도 열심히 했다고 하는데...
뭔가 확 느낌이 안옵니다.
가방 속에 문제집들을 들추어 보면
섞여 있는 프린트물에
오늘은 무엇을 어디까지 한 건지 알아 볼 수가.......;;;
돈은 돈대로 쓰고
제대로 하고 있는건지 답답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렇게 하나에 꽂히면
갑자기 아이의 과거행적과 생활습관이 떠오르면서
이 녀석을 이렇게 두면 안될 것 같은 생각에 휩싸여요.
학원을 바꿔야 하나
괜찮은 수학학원, 영어학원을 막 검색하기 시작합니다.
맘카페 학원 후기들을 읽다 보면 왠지
당장 학원을 바꿔야 할 것 같은 충동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그리고 아이한테 가서 또 한소리 합니다.
"너 이렇게 공부하면 학원을 바꿔야 해. 이왕 할거면 제대로 해야지.
이건 아닌 것 같아. 다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 알지?"
"아..엄마, 제발. 그만! 쫌!!!"
휴식용(?) 게임하는 아이에게 또 괜한 소리를 했나...
애쓴 아이에게 자꾸 더더~ 바라고 있나...
다시 정신이 버뜩 듭니다.
하..뭐가 맞는걸까요?
엄마가 급한 걸까요? 아들이 느긋한 걸까요?
둘 다 겠죠?? ㅠㅠ
아들은 사춘기가 되면 머리가 정말 변하는 것 같아요.
잘 하던 아이들도 멍해지고 집중을 못하더라고요.
그 꼴을 보고 있노라면 엄마는 속에 천불이ㅎㅎㅎ
참다참다 샤우팅할 확률 99%에 이르죠.
이걸 참아내신 분은 정말 몸에서 사리가 나올 거예요.
아들은 철들려면 고등학생이 되어야 한다고
아들맘 언니들이 이야기하더라고요.
고2가 되면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아들들이
그렇게 멋있어 보인대요.
그 전까지는....ㅎㅎㅎ 할많하않...;;;
사춘기 아이 공부는
마냥 믿고 기다려 주다가 뒤통수 맞기도 하고
자꾸 재촉하다가 아이가 튕겨 나가기도 하고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다이나믹한 구간에 있어요.
그래서 그 때 그 때 아이의 상태에 맞게
우쭈쭈해주기도 하고 혼내기도 해야 해요.
한 가지로 일관되게 가면 참 단순하고 좋겠지만
사춘기는 감정적이고 즉흥적이고 예민한 시기라
한 가지 방법으로는 해결이 안되더라고요.
사춘기는 아이가 잘 싸워야 하는 시기래요.
아이가 처음에는 짜증을 냈지만
게임을 끝내고 다시 차분하게 이야기를 건냈어요.
"게임 끝나면 엄마 말 한 번 들어줄래?"
"솔직히 2시간동안 이 정도의 공부를 했다는 건 좀 그래. 공부는 효율이 중요해. 내일은 엄마가 정해준 양을 꼭 다하면 좋겠어. 그래야 다음 학기 준비가 돼. 할 수 있겠어?"
"어. 알겠어. 해볼게."
"고마워. 애써줘서, 들어워서 고마워."
기다림도 뼈때리는 조언도 필요한 시기.
아이가 잘 받아들이고 지금의 힘듦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이런 저런 노력을 하고 있어요.
엄마의 마음이 아들에 닿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