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상한 요가를 요염하게

우붓에서 요가를

by 최윤


인도네시아에 와서 처음으로 혼자가 되었다. 외롭다지 않았다. 요가에, 내 정신과 몸에 집중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다.


우붓에서의 첫 숙소는 사용 하우스였다. 우붓 센터와 가깝고, 작은 수영장도 있고, 조식 포함인데 하루에 3만 원 정도이다. 체크인을 하면서, 아침 조식 메뉴를 미리 예약하라고 해서, 오믈렛을 체크했다.



https://www.booking.com/hotel/id/sayong-house-ubud.ko.html?aid=373003;label=naver-brand-pc-list3;sid=9e8739101b175ad1a6cc1b23cbab2e69



아침에 정갈하게 디쉬를 방 앞에 있는 식탁에 가져다주었다. 식당으로 이동하지 않고, 바로 방 앞에서 먹으니, 마치 엄마의 집밥을 먹는 기분이었다. 토스토도 바삭바삭하게 적당하게 구웠고, 오믈렛은 보슬거렸다. 과일도 나무에서 막 딴 것처럼 신선했다. 완벽한 아침이었다.



KakaoTalk_20191113_131816795.jpg 맛있었지 암암



든든하게 아침을 챙겨 먹고, 바로 Radiantly alive 요가원으로 향했다. 1주일 무제한권을 맘 같아서는 사고 싶었지만, 우붓에는 4일 정도만 있다가 짱구로 떠날 예정이었기에 그럴 수 없었다. 5회권만 샀다.


우붓에 많은 요가원이 있다. Yoga Barn, Yoga house, Intuitive flow, Yoga saraswati 등등. 한국에서는 우붓에 있는 요가원 다 가보겠다고 다짐했지만. 막상 우붓에 오니 다른 할 일도 생겨서 숙소에서 가장 가깝고 후기도 좋은 Radiantly alive에서만 여러 클래스를 듣기로 결정했다.



https://www.radiantlyalive.com/



KakaoTalk_20191113_131818292.jpg 요가원 가는 길에 만난 출근하는 오토바이 부대
KakaoTalk_20191113_131820185.jpg 입구
KakaoTalk_20191113_131826461.jpg 전신 거울 맘에 든다. 아메리카노 피부
KakaoTalk_20191113_131828112.jpg 꽃들이 화려하다
KakaoTalk_20191113_131829813.jpg 바로 이거였어! 이렇게 뻥뻥 뚫린 공간



로비에서 수강권을 구매하고, 원하는 클래스를 신청하면 돌멩이를 준다. 클래스에 들어가서 매트 앞에다가 두면 된다. 요가하고 심취해 있다 보면 어느새 사라져 있다.


우붓 요가원 수업시간은 90분이다. 한국은 50분 또는 60분인데. 아무래도 우붓으로 수련하러 온 서양 친구들이 체력이 좋아서 90분에 맞춘 것 같다. 나도 60분 수업이 항상 부족하다고 느꼈던 편이라 수업시간이 길어서 좋았다.



KakaoTalk_20191113_141549292.jpg 번창합시다!



9시 첫 수업은 Shae강사의 RA VINYASA 였다. 길고 마른 샤이는 입꼬리가 항상 올라가 있는 큰 입을 가지고 있었다. 밝은 기운이 느껴졌다. 샤이는 파워풀하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플로우로 이끌어 줬다. 한쪽 다리로만 지탱하고 버티는 아사나가 많았다. 여태까지 해본 빈야사 중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정신없이 따라가다 보니 90분 수업이 끝나 있었다. 수업이 다 영어로 진행되어서, Shae가 하는 말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알아듣기는 힘들었지만, 그중 마음에 남은 말이 있었다.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아사나를 어떻게 하나 싶어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해도 따라오세요. 잠시 호흡을 고르는 시간에 당신이 더 강해진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스스로의 영역을 더 넓히고 창조해 나가세요.


https://instagram.com/shae_claimingfeminine?igshid=ezks2mgq6btc




오후 1시에는 Amrita의 KUNDALNI YOGA&SOUND JOURNEY를 들었다. 처음 보는 요가 이름이라 궁금해서 들어가 봤다. 내가 요가를 시작한 지 일 년도 채 되지 않았고, 많은 센터를 다녀보지 않았다. 생경한 요가 수업이었다. 앞에 뭐라 뭐라 영어로 설명하는데 이해도 안 됐고, 기억도 잘 안 나는데, 귀에 콕 박힌 단어는 'Sexual energy'였다. 허허. 섹슈얼 에너지를 강화한다고 했다. 이를 통해 더 사랑하고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다고 했다.


가장 먼저 양반 다리를 하고 호흡만 했다. 숨을 들이마시면서 골반과 복부에 고여 있는 것을 머리 쪽을 보냈다가 내쉬면서 항문으로 보내라고 했다. 그다음에는 손을 합장을 하고, "솜~당~"(확실하지 않다.) 이런 말을 입 밖으로 다 같이 내뱉으면서 호흡을 했다. 요가 수업을 들으면서 말을 하라고 하는 건 처음이었다.


Amrita가 갑자기 약간의 신음소리가 섞인 야릇하지만 몽환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노래로 바꿨다. 앉은 상태 그대로 상체를 크게 회전하고, 그다음에는 골반을 회전했다. 전에 다 해본 동작인데, 이 같은 동작은 거의 10분 동안 지속해서 했다. 쉬운 동작도 오랫동안 반복하니까 상당히 힘들었다. 양반다리만 50분 넘게 하고 있었더니, 발에 쥐가 났다. 이어서 브리지 자세를 빠르게 이어 나갔고, 또 열심히 골반을 돌렸다. 전반적인 동작들이 호흡으로 몸을 순환하고, 복 부과 골반 부분을 강화시키는 것이었다.


가장 신기했던 것은 "담무아사 사소세훔"(이것도 정확하지 않다. 8글자였던 것만 정확하다.)를 음악에 맞춰서 같이 부르라고 했다. 이 같은 8글자를 몇 번 반복해서 부른 지 모른다. 체감상 10분 넘게 같은 저 문장을 계속 반복했던 것 같다. 노래를 부르다가 자장가 같아서 살짝 졸았다.


매트에 누우라고 했다. 천국이었다. 갑자기 Amrita가 징을 쳤다. 징은 내 발 쪽에 있었는데, 징이 울려 퍼지면서 발가락부터 머리로 소름이 주르륵 올라왔다. 징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잠들었다.


다시 또 앉았다. Amirta가 다 같이 마지막으로 어떤 여자 가수의 노래를 부르고 끝내자고 했다. 요가 수업에서 노래까지 부르다니.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게 새로웠다.


어떤 커플이 수업이 끝나자 서로를 끌어안았다. 그들은 이 요가를 통해 사랑을 채울 수 있었나 보다. 나는 발만 저리고 졸렸다. 나의 집중력과 인내심의 한계를 체감할 수 있었다.



KakaoTalk_20191113_135656386.jpg 그녀의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amritasophialepage?igshid=1x53aq9bzav8b




마지막으로 들은 오후 4시 수업은 Shae의 Sky yoga flow였다. 샤이의 수업이 마음에 들어서 또 다른 수업을 들어보고 싶었다. 한국에서는 플라잉 요가라고 불린다. 천에 매달려서 동작을 해 나가야 해서, 더 많은 주의와 버티는 힘이 필요했다. 슬링 요가라고 큰 천 하나와 손잡이가 달려있는 천 두 개가 더 붙어 있는 것은 해본 적이 있었는데, 큰 천 하나만 달려있는 요가는 처음이었다.


천으로 허벅지를 단단히 쪼인 상태로 다리를 찢고, 다리를 하늘로 올리는 동작이 많았다. 오래간만에 중력을 거스르니 머리가 확 맑아졌다.


이렇게 하루 동안 요가만 4시간 30분을 했다. 어디서 이런 체력이 나온지는 모르겠지만. 온전히 내게 몰입하고 싶은 마음과 요가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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