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처럼 장보기-Metropolitan Market
매트 마켓(Metropolitan Market)은 시애틀만의 홀푸즈(WholeFoods Market)이자 약간 더 고급화된 이미지(upscale version of WholeFoods)가 있다. 홀푸드의 모회사인 아마존 본사에서 걸어갈 수 있는 곳에도 매트 마켓의 본점이 있는데 아마존 직원들마저 시애틀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매트 마켓을 더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매트 마켓은 유서가 깊은 식료품점으로 홀푸드와 차별화된 점이 많다. 음식 및 식자료의 질도 높지만 무엇보다 매트 마켓을 특별하게 하는것은 지역사회에 대한 공동체 의식과 자긍심이라 생각한다. 소비자들은 그 프리미엄을 다소 높은 가격으로 지지하고 있다.
https://metropolitan-market.com/locations/
시애틀 여행 중 현지인 체험을 하고 싶다던 한 친구에 의하면 시애틀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이 곳이었다고 한다. 당시 맨하탄에서 7년차 변호사였던 이 친구는 얼핏 보기에는 매트 마켓의 전형적인 고객 느낌이 났다. 운동으로 잘 다듬어진 몸매와 수수한 복장, 친절한 눈매. 하지만 이 지역에서만 파는 Ellenos 요구르트 코너에서부터 이 친구는 외지인 티를 내고 말았다. 마침 공장에서 수급 문제로 잠시 재고가 고갈 되어 있었는데 엘레노가 있던 자리에 공장 상황이 상세히 설명된 안내서와 사과문이 비치되어 있었다. 더 궁금한 게 있으면 캐셔에게 질문해 달라는 문장에 기업 이익을 공격적으로 방어하는 로펌에 있던 친구가 더듬거리며 "이거....누가 장난 친 거 아니야? 이거...여기...원래 이래?"라고 외친 것이다.
빠르고 경쟁적이라는 맨하탄에 살아본 적 없는 우리는 이 친구가 대체 왜 놀라는지 어리둥절해 있었다. 상대적 시골쥐인 내 눈에 계산대에서 앞선 고객들과 캐셔들의 환담에 놀라며 본인도 몰래 발을 까딱까닥 하며 시간을 재는 친구가 불안해 보였다. 마침 우리 차례가 되자 친구가 캐셔한테 요구르트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자 엘레노의 판매부장으로 빙의한 60대 캐셔 할아버지가 열정정인 눈빛으로 몇 분 정도의 상황 보고를 해 주시는 것이었다. 친구는 몹시 즐거워하다가도 중간중간 초조하게 뒷사람을 확인했다. 그들이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것에 안도한 친구의 입에서 무시무시한 말이 흘러 나왔다 "맨해탄 홀푸드 계산대에서 이렇게 시간을 지체했다간 살해의 위협을 당했을지도 몰라..." 이 후 맨하탄의 상대적 삭막함에 충격을 받은 친구는 서부 도시로 이직을 했고 우리는 여전히 매트 마켓 직원들과 좋은 음식 및 지역사회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을 공유하며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