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s Seattle May 19. 2020

시애틀 오감여행

맛집편-Italian Family Pizza

시애틀에서 내가 가장 자주 찾는 식당을 소개한다. 도심 약간 윗쪽에 위치한 Italian Family Pizza. 종류도 단촐하고 만드는 사람의 컨디션이 최상일 때 조차 모양이 반듯하지 않지만 항상 신선한 재료와 쫄깃한 도우, 개운한 맛의 토마토 소스의 삼박자를 갖춘 피자를 만들어낸다. 


진짜 이태리인의 자세로 설렁설렁 만들어 내지만 기본인 맛은 타협하지 않는다.  종종 모양이 너무 아니게 나왔을 때는 덤으로 하나를 더 만들어 주는데, 시간이 금인 워킹맘을 더 기다리게 하는 것에 전혀 미안한 기색이 없다. 오히러 선한 눈빛으로 "걱정마. 내가 다 알아서 해 줄게"라고 큰소리를 치면 이미 이 집 피자에 중독된 식솔을 거느리는 나로서는 속으로 끙 앓는 수 밖에 없다. 한 번은 피자를 굽다 보니 중간에 구멍이 났다며 하나를 더 구워주겠다고 하는데 난 어차피 모양은 중요하지 않으니까 그냥 가져가겠다고 우겼다. 그런 나를 굳이 주저앉혀 하나를 더 구워주고야 마는 30대 이태리 남자의 모습에서 우리 고집쟁이 외할머니가 연상됐다.

피자는 미국 사람들에게는 햄버거와 더불어 짜장면 같은 소울푸드이다. 이 집 피자도 이름처럼 기본에 충실하지만 미국화 된 부분이 있다. 바로 양. 여기서는 12인치와 23인치 두 종류가 있는데, 12인치는 이태리 정통 피자고 23인치는 대가족, 대식가의 나라인 미국식 피자이다. 산술적으로는 23인치가 12인치의 4배 정도 커야 하는데 두께 등을 고려하면 6배 정도의 양이다. 혹시 여행 중이고 엄청난 대식가 3인 이상이 아니라면 23인치는 짐이 될 거라 확신한다. 남편과 매끼를 피자로 먹어도 꼬박 이틀이 걸려야 소화가 가능한 양이고 피자박스가 너무 커서 들고 다니기 몹시 번거롭다.

23인치 라지 피자

모든 메뉴가 다 맛있지만 해물 짬뽕의 얼큰함이 땡길 때 내가 주문하는 피자는 Tomato Pie(모짜렐라 치즈를 넣지 않은 피자)에 토마토 소스와 모시조개를 추가(extra tomato sauce and clam)한 12인치 짜리이다. 세금과 넉넉한 팁까지 합해도 20달러 아래로 나온다. 

https://slicelife.com/restaurants/wa/seattle/98104/italian-family-pizza/menu



작가의 이전글 시애틀 오감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