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ugene Mar 01. 2022

우리 만남이

드라마 『서른, 아홉』의 단상

 노래를 들을 , 가사보단 멜로디를 집중해서 듣는 편이다. 그러다 문득, 익숙했던 멜로디 너머로 가사가 유독 꽂히는 노래들이 있다. 얼마 , 운전  셔플로 나온 폴킴의 『우리 만남이』가 그랬다.  나이 37, 작년에 만났던 그가 가사에 대입되면서.


우리 만남이 특별하진 않았지우리 만남에  있겠어우리 이별이 가슴 찢기도록 아프진 않았지만슬플 거야우리 만남이 특별하진 않았지우리 만남에  있겠어그래도 우리  친해지긴 했지만 서로 눈물 보일 것까진.
그리울 거야인생은 헤어지고 만나고 익숙해지고 그냥 그런대로 살아가고인생은 무뎌지고 아파하며 익숙해져서다시 그땔 그리워해우리 만남이 특별하진 않았지 나이에  있겠어즐거웠다  만나자  연락해 말해도한동안    사이그리울 거야인생은 헤어지고 만나고 익숙해지고 그냥 그런대로 살아가고인생은 무뎌지고 아파하며 익숙해져서다시 그땔 
누구나 헤어지고 만나고 익숙해지고 그냥 그런대로 살아가고


-『우리 만남이』,   정규 2 가사-



  작년  , 사계절의 가장 이쁜 날들에 보았던 그와의 만남은 특별하지 않았고, 가슴 찢기게 아픈 이별도 아니어서 눈물을 흘릴 정도는 아니지만,  분명 그날들을 그리워하고 있다. 어쩌면 특별하지 않아서, 가슴 아픈 이별이 아니었기에  오래도록 그리운  아닐까. 아쉬운 마음이 가득해서.


 인생이 고요하고 천박했는데, 니가 나타나서 꽂혔다는 말이잖아요 지금!!”


 서른아홉의 술에 취한 선우(연우진) 10 만에 꽂힌 서른아홉의 미조(손예진)에게 소리 지르며 고백한다.  년동안의 휴식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기로  여자에게 하필 꽂혀버린 남자는 술의 힘을 빌려 찡찡거리며 마음을 전한다. 잠시 어색하게 눈치를 보다 선우는 다시금 혹시 그녀가  알아들을까봐,  지금 고백한 거예요. 좋아..해도 되죠?”라고 말한다. 우리   너무 취했다고 당황한  대답하는 그녀를 두고, 선우는 코맹맹이 소리를 탑재한 귀여운 목소리로, 푸욱~자고  깨서 다시 고백할겡.. “ 라고 말하며 구부정하게 떠난다.


 현재 JTBC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서른, 아홉』의  장면이다.  장면을 보며, 잊으려 노력했던, 그가  그리워졌다. 우리 만남이 특별하진 않았지만, 그는 나에게 특별했었고,  나이 서른일곱에 갑자기 나타나 꽂혀버렸는데, 얼렁뚱땅 선우처럼 술기운이라도 빌려 고백도  했다.  나이에  있겠어? 하다 만나버린, 이제는 그리워져버린, . 나와 같은 마음은 아니었어도, 벌써 나를 잊어버렸다면 너무나 슬플  같다.  


 다시 고요해진  인생에, 그리고 서른아홉을 바라보는 지금, 선우의 미조 같은 사람을 만날  있을까? 드라마는 너무 드라마 같지만 가끔은  인생의 드라마를 불러오기도 하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이 잃어버린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