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마다 얼굴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 얘기를 듣고 저녁에 샤워할 때 나름 멋진 포즈로 내 얼굴을 들여다보곤 한다. '아니 이 얼굴이 좋아진 상태라면 그전에는 도대체 어땠다는 거야'
그전이라고 하면 두 가지가 있다. 전 직장을 다닐때와 퇴사 직후다. 전 직장에서의 생활은 건강과 거리가 멀었다. 점심 미팅은 늘 한정식이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먹었다. 항상 배부르게 식사를 해야만 했다. 거기에 매일 저녁 약속이 있었고 술을 자제한다고 해도 최소 한두 잔을 마셨다. 커피를 많이 마시면 잠을 못 자 잠들기 전에 맥주 한 두 캔을 마시고 잤다. 카페인과 알코올이 뒤범벅이 된 생활을 했던 셈이다. 저녁 약속이 없을 때면 피곤하다는 핑계로 김밥에 컵라면으로 저녁을 먹었었다. 전 직장에서 퇴사 후 프리랜서가 되고 나서는 이러한 생활을 하고 싶어도 미팅 자체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할 수가 없다. 점심 약속은 많지만 그전처럼 한정식을 푸짐하게 먹는 점심은 아니다. 커피는 아침에 한잔하고 오후에는 디카페인으로 커피를 마신다. 그럼 저녁에 잠이 잘 와 맥주를 마실 필요가 없이 잘 잔다. 스트레스도 한몫했다.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는 기본옵션이다. 퇴사를 하고서는 스트레스가 없지 않지만(정확히는 다른 형태의 스트레스지만) 스트레스가 줄어들었다. 이런 생활의 변화 탓에 얼굴이 좋아진 게 아닌가 싶다.
두 번째 변화는 최근에 찾아왔다. 프리랜서가 되고 작년에 봤던 사람이 최근에 보고서는 얼굴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하는 거 보면 최근에 큰 변화가 생긴 것 같다. 생활 패턴은 똑같다. 하지만 크게 달라진 건 폐와 호흡에 도움 되는 한약을 먹기 시작하면서다. 한약의 효과인지 한약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안 해서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다. 한의원에서는 술담배를 절대 하지 말라고 했다. 담배는 끊은 지 오래됐고 술도 위에서 말한 것처럼 저녁 약속이 없어 거의 마시지 않는다. 밀가루와 인스턴트식품도 자제하라고 해서 밀가루와 인스턴트식품도 거의 먹지 않고 있다. 밀가루를 안 먹기 시작하니 머리가 아파오는 등 부작용이 생겼지만 나도 모르게 몸이 좋아졌던 모양이다. 혹시 건강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한약을 적극 추천할 생각이다. 한약 복용 효과보다 한약을 복용할 때 먹지 말아야 하는 음식을 먹지 않은 효과가 더 큰 것 같다.
내가 최근에 얼굴이 좋아진 것에 대해 이렇게 원인 분석을 하면 호흡발성 레슨 선생은 복식호흡을 해서 좋아진 거라고 거든다. 복식호흡을 적극 추천하는 의사도 많은 거 보면 근거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복식호흡은 복강 내부의 압력(복압)을 만들어 모든 장기의 혈액순환을 왕성하게 해서 내장기관의 기능을 강화해준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각종 분비선, 심장박동, 혈압조정 기능이 좋아진다. 자율신경을 안정시켜서 자율신경계의 지배를 받는 뇌의 활성도, 혈압, 심박수, 호흡수, 체온에 영향을 준다. 또한 뇌의 긴장상태를 조절해서 이완시켜 준다. 자율신경이 안정되면 모든 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을 주고 세포에 활력을 줘 면역기능이 강화된다.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로 복식호흡은 건강에 좋다. '호흡만 잘해도 건강해진다', '호흡만 잘해도 모든 병이 낫는다'고 하는 말이 거짓말은 아닌 것 같다.
어떤 결과는 많은 원인이 만들어낸다. 병이 드는 것도 여러 가지 원인 때문인 것처럼 건강해지는 것도 여러 가지 원인 때문이다. 최근 얼굴이 좋아진 건 여러가지 원인 때문이다. 누군가 요즘 얼굴이 좋아졌어요라고 말하면 건강에 좋은 건 다 말할 순 없다. 그래서 밀가루 먹지 말라는 것과 함께 복식호흡을 추천한다. 술 끊기는 어렵고 한약은 돈이 많이 들지만 밀가루 끊고 복식호흡하는 건 돈도 들지 않고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 복식호흡 전도사로 나서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