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내 몸 안에 산다

by 조작가

이런 기억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아침에 노래 한 곡을 듣고 나왔는데 그 노랫소리가 하루 종일 귓가에 맴도는 일 말이다. 게다가 그 노래를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도 한다. 그러다가 혼잣말로 이런 말을 내뱉는다.

'내가 이 노래를 왜 부르고 있지'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음악은 내 귀를 뚫고 몸 안으로 들어와 살기 시작한 것이다.


수신음을 OO음악으로 설정한 우리 회사 직원의 스마트폰은 하루에도 몇 번씩 울린다. 전화가 올 때마다 강제적으로 그 노래를 듣는다. 그것도 특정 소절만. 음악은 사무실 전체에 울려 퍼지는데 나뿐만 아니라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 전체가 그 음악을 듣는다. 음악이라는 게 참 신기해서 반복적으로 들으면 무슨 파블로의 동물 실험처럼 조건반응을 자연스럽게 하는 게 되는데, 나는 그 음악을 들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일 손을 놓고 감상하며 얼마 만에 폰을 받을지를 센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음악도 반복해서 들으면 괴롭기 마련이다. 누구의 노래인지 제목이 뭔지도 모를 그 노래가 내 몸 안으로 들어와 살기 시작한 지 오래됐다.


믿음의 정도와 상관없이 드럼 좀 친다는 이유 하나로 찬양 밴드에서 잠시 드럼을 연주한 적이 있었다. 락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생소하기도 하고 잘 맞는 음악은 아니다. 그런데 한 번 연주하고 나면 그날 내내 그리고 다음날까지 그 노래가 귀가를 맴돈다. 어쩔 때는 그 다음날과 그 다음날까지 심지어는 일주일 내내 그 노래를 읊조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보통은 음악은 하루살이로 내 몸에 사는데 어찌 된 건지 찬양음악은 일주일 동안이나 내 몸안에 머문다. 다음 일요일에 새로운 노래를 연주해야 겨우 내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


오감 중에서 청각이 가장 예민하고 강렬한 것 같다. 한번 들어온 노래는 마치 한 귀에 물이 들어가 그것을 빼려고 한쪽 발을 들고뛰어봐도 절대 빠져나가지 않는 물과 같다. 하루 또는 며칠을 몸 이곳저곳을 누비며 머릿속에 자신의 멜로디로 존재를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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