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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Jul 24. 2020

나의 길(道)을 찾아야 한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자공이 말했다. ‘가난하되 아첨함이 없으며, 부유하되 교만함이 없으면 어떻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괜찮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가난하면서도 도道를 즐거워하며, 부유하면서도 예禮를 좋아하는 자만은 못하다.” - 《논어》중에서


 우리는 대부분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부자가 되면 원하는 물건을 마음대로 살 수 있고, 원하는 곳에 아무 때나 갈 수 있다. 무엇보다 부자가 되면 자존감이 올라간다. 사람들이 나를 존경의 눈으로 바라본다. 부자가 된 비결을 묻고 싶어 하고, 부자가 곧 금격(金格)이라고 생각한다. 한 마디로 ‘스타’가 된다. 


 가난하거나 아니면 부자가 아닌 것은 부끄러움이 되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아닌 점에 대해서 열등감을 갖고 있다. 늘 미래에 대해서 걱정하고,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한다. 나도 그중의 한 명이다. 돈을 모아야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이 많은 사람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돈을 열심히 모아야 할까? 스크루지 영감이나 놀부를 본받아서 다른 사람들의 고혈을 짜고, 나의 안녕을 위해서만 살아야 할까? 그렇게 살면 과연 행복할까? 


 당연히 돈을 모으기 위해서 저축을 하고, 알뜰하게 사는 것은 중요하다. 부동산, 주식, 펀드, 저축 등 다양한 방식의 재테크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초조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남과 나를 비교하는 것보다 나의 삶의 태도와 가치관을 확립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예를 들어서 내가 돈을 모으면 무엇을 할지도 생각해야 한다. 돈을 모아서 단지 좋은 집과 음식을 먹고, 마음껏 쇼핑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 그러면 돈은 다시 나에게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나도 주변에 많은 부자들을 만나봤다. 그들과 어울리면서 마치 나도 부자인 듯 착각에 빠졌다. 캘리포니아의 경치 좋은 해변에서 칵테일파티에 참석하고, 유명한 소믈리에가 주최하는 와인 테이스팅에도 참석했다. 어떤 부자의 저녁 식사에 초대되어서 밥값만 천만 원이 넘고, 와인 값도 천만 원이 넘은 적이 있다. 그때는 현실감이 없었다. 하지만 다시 나의 세계로 돌아와 보니 나와 그들의 삶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부자들의 삶을 경험했지만 이들의 삶이 마냥 부러웠던 것은 아니다. 나는 내가 즐기는 일을 하고, 나의 기준에서 행복을 찾으면 됐다. 내가 열정을 갖고 있는 것이 있었고, 그것에 충실할 때 행복을 느꼈다. 당시 재즈와 피아노에 흠뻑 빠졌던 나는 매일 피아노를 치고, 좋은 재즈 음악을 들으면서 행복을 느꼈다. 소믈리에가 추천하는 비싼 와인은 없더라도 편의점에 사 온 캔 맥주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행복했다. 재즈 피아노 레슨을 받으면서 새로운 테크닉이나 방법을 배웠을 때, 큰 행복을 느꼈다. 피아노를 더 잘 칠 수 있는 것이 나에게는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행복이었다. 지금은 어떻게 하면 글을 더 잘 쓸 수 있을지 고민하고, 많은 책을 읽고 있다. 


 이렇게 살았다는 것은 ‘나만의 길’ 즉 도道를 찾기 위함이었다. 결국 ‘도道’란 무엇일까? ‘도道’라는 말은 너무나 다양한 해석과 의미가 있지만, 나에게 있어서 도道는 ‘나의 길을 찾는 것’이다. 즉 나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행위다. 나에게 있어서 행복은 남과 무언가를 공유하거나 가치 있는 일을 했을 때다. 일을 할 때도 남에게 가치를 주는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꼈고, 그랬기 때문에 열정을 갖고 일할 수 있었다. 주말 출근도 즐거울 정도였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재즈 음악을 듣는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 앞에서 음악을 연주하거나 나의 연주 영상을 보여줄 때 행복을 느꼈다. 이 세상 그 누군가는 나의 연주에 감동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밀리언셀러는 아니지만 나의 이야기를 듣고, 인생이 바뀌었다는 사람도 있고, 새로운 관점을 얻었다는 분들도 많다. 그럴 때 진정 행복을 느꼈다. 물론 S 시리즈 벤츠를 타고 다니고, 넓은 집에 살면서 그랜드 피아노를 칠 수 있다면 더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나의 가치관을 가졌을 때 느끼는 행복이다. 단지 남에게 과시하거나 잘 보이기 위해서, 또는 나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 추구하는 ‘부’에는 한계가 있다. 아무리 훌륭한 궁전 같은 집에 살더라도 언제든지 불행의 씨앗이 피어날 수 있다. 


 따라서 나의 마음을 들여다봐야 한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하고, ‘나의 길’, 즉 ‘도道’를 찾아야 한다. 남들이 좋다고 하고, 멋있어 보이는 길은 나의 길이 아니다. 내가 진정 원하는 길은 다른 곳에 있다. 그 길을 찾고, 나아갈 때 우리는 ‘가난과 부’를 떠나서 행복한 삶을 찾을 수 있다. 


 얼마 전에 어떤 블로그를 우연히 방문했다. 남편과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오신 분이다. 그분은 남편과 함께 그 길을 걸으면서 처음에는 고생하고 후회를 했으나 점차 진정한 즐거움과 깨달음을 찾게 되었다. 일상의 소중함,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직접 느끼게 된 것이다. 남편과의 관계는 더 돈독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은 다르다. ‘나의 길’을 찾은 사람은 가난하거나 부자가 되거나 그 근본을 잊지 않는다.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것이다.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은 자신을 잃고, 방황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가난과 부의 문제가 아니다. 그 길을 찾은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길을 통해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나의 길을 찾을 수 있을까? 많이 읽고, 생각하고, 토론하고, 글을 써야 한다. 현재 나의 처지를 비관하지 말고, 주어진 환경에서 나의 길을 찾아야 한다. 부자를 부러워하거나 비판할 시간이 있으면 나 자신을 먼저 돌아보자. 그러려면 책을 읽고, 글을 써야 한다. 일기도 좋고, 에세이도 좋다. 어떤 글이든 나를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 이제 나의 길(道)을 찾도록 하자. 내가 진정 원하고 되고 싶은 모습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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