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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Aug 16. 2020

현재를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즐겨야 한다

'지지자, 호지자, 락지자'의 의미

子曰 :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자왈 :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
 공자가 말했다. “아는 이는 좋아하는 이만 못하고, 좋아하는 이는 즐기는 이만 못하다” -  《논어》옹야 


 우리의 가슴을 설레고 뛰도록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로또, 돈, 일, 명예, 승진, 독서, 글쓰기, 야구, 골프, 낚시, 옷, 명품, 자동차, 쇼핑, 여행 등 다양할 것이다. 먼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써봐야 한다. 사실 대답하기가 쉽지는 않다. 이러한 질문을 할 만한 여유도 없고, 또한 해볼 필요도 못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알았을 때, 비로소 우리는 삶의 목표를 갖게 되고, 거기에 맞춰서 나아갈 수 있다. 


 우리는 대부분 정해진 틀과 궤도 안에서 살고 있다. 남들이 맞고, 옳다고 믿는 가치를 여과 없이 받아들이고 잘 따랐다. 열심히 공부하고, 주어진 숙제를 충실히 했다. 회사에 취직하거나 사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암묵적인 지시를 따랐다. 우리의 부모님도 그랬기 때문이다. 나의 가족을 위해서 나의 행복은 어느 정도 희생할 수밖에 없다고 믿었다. 가족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나의 가슴을 진정으로 뛰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러다가 막상 퇴직이 가까워지면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고 하나 그것도 녹녹지 않다. 나의 가치관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언젠가 벌어질, 기약 없는 행복을 위해서 현재를 희생해야 하는가? 특히 나 자신이 희생을 하고 있다고 믿으면 더 큰 문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보면 나의 몸과 마음은 점차 병들게 된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다. 

 “현재를 즐겨라” 


 수많은 책과 명언은 이러한 문구를 자주 언급한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당장 써야 할 보고서가 산적해 있는데, 어떻게 즐길 수 있겠는가? 상사의 눈치를 보고 불안정한 미래가 걱정이 되는데, 어떻게 지금 현재를 온전히 즐기겠는가? 

출처 : Pixabay

 결국 답은 노력이다. 


 노력 없이는 행복을 쟁취할 수 없다. ‘리셋’ 또는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노력’은 ‘수동적인 노력’이 아니다.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다. 내가 하는 일을 즐기기 위함이 목적이다. 더 이상 끌려 다니지 않기 위해서다. 생계가 목표가 아니라 나의 즐거움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무언가를 배워서 알고, 좋아하고, 그리고 즐기게 된다. 


 예를 들어서 나의 목표가 작가라고 하자. 처음부터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없다. 지금 당장 글을 쓴다고 한 권의 책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준비가 필요하다. 먼저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책도 많이 읽고, 매일 글을 쓰고, 노력해야 한다. 서론과 결론을 어떻게 쓰고, 글의 흐름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공부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의 진정성을 글에 녹여내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마음의 벽을 허물기 위해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글을 써야 한다. 그러면서 나의 결과물을 블로그에 올리거나 나중에 책으로 출간한다. 서점에 진열된 나의 책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낀다. 좋아하는 단계에 이르는 순간이다(호지자). 그러다가 어느 순간 글 쓰는 것 자체를 즐기는 나의 모습을 발견한다(락지자). 


 이렇게 높은 단계인 ‘즐기는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우선 알고, 좋아해야 한다. 학문을 업으로 하는 학자들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노력을 통해서 지식을 쌓아야 한다. 성과를 얻으면서 연구를 좋아하게 되고, 공부를 좋아한다. 그러다가 점차 몰입하면서 즐기게 된다. 


 “知之者(지지자) → 好之者(호지자) → 樂之者(락지자)”


 회사 업무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업무를 배우기 위해서 지식을 쌓는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성과를 내고, 일로서 인정을 받게 되고, 보람을 느낀다. 그것이 좋아하는 단계다. 사실 이 정도 경지에 이르러도 대단하다. 적어도 나의 일이 밥벌이 수단이 아니라 어떤 성취감을 주기 때문이다. 물론 더 높은 단계가 있다. 그것은 ‘락지자’다. 일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다. 회사에 출근하는 것이 즐겁고 나의 사업이 즐겁고, 앞으로 내가 할 일이 너무 기대된다. 물론 오르기 힘든 경지이지만 이 단계에 오른 사람은 성공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강한 동기가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적극적이고, 지치지 않게 된다. 

출처 : Pixabay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락지자’의 경지에 오를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먼저 ‘지지자’와 ‘호지자’의 경지를 넘어서야 한다. 내가 일을 알고, 좋아해야 즐길 수 있다. 그러려면 초기 투자비용, 즉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의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한다. 나의 일을 수동적으로 하기보다는 내가 회사를 통해서 성장하고, 배우고, 그것을 나중에 나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나중에 퇴사를 하더라도 회사에서 배운 것을 활용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어야 한다.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더 편하고, 능동적인 자세로 일을 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반박할 수도 있다. 


 “나는 회사에서 받은 만큼만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취미나 N 잡러로 일하겠습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회사에서 받는 보수가 충분하지 않고, 나와 적성이 맞지 않는 업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기왕이면 업무에 몰입하고, 나의 것으로 만든다는 생각을 하면 좋다. 내가 하루에 투자하는 8시간이 너무 아깝다. 비단 회사 업무뿐만이 아니라 모든 일이 그렇다. 다른 사람들처럼 생각하고 일하면 한계에 부딪힌다. 명예와 돈을 위해서 일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 목적을 달성하면 동기를 금방 잃게 된다. 끊임없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 큰 그림과 비전을 가져야 한다. 


 나는 무언가에 몰입하거나 내가 깨달은 것을 나눌 때 가슴이 설렌다. 그것은 앞으로 10년 후, 30년 후 나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배우고, 공부하고, 즐기려고 한다. 물론 쉽지는 않다. 피곤하고 지칠 때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비전을 잊지 않고, 계속 상기시킨다. 그것이 강한 동기를 만들어 주고,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결국 ‘호지자’를 넘어서 ‘락지자’의 경지에 오를 때 우리는 진정으로 ‘현재를 즐기는 것’이다. 자꾸 도망가려고 해서는 안 된다. 지금 여기에서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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