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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Aug 17. 2020

정직하면 손해인가?

진정한 정직함은 무엇인가? 

 子曰 : 人之生也直 罔之生也 幸而免
 자왈 : 인지생야직 망지생야 행이면 
 공자가 말했다. “한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정직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인데, 정직하지 않으면서도 살아가는 것은 요행으로 재앙을 벗어난 것이다.” - 《논어》옹야


 “정직 : 마음에 거짓이나 꾸밈이 없이 바르고 곧음” - 《표준국어대사전》


 앞서 신용의 중요성, 말의 무거움을 강조했다. 신용이 나 자신과의 약속, 사람과 사람의 믿음이라면 말은 아웃풋이다. 내가 믿는 가치에 어긋나지 않도록 말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나의 마음가짐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중심에는 ‘진심’ 즉, ‘정직’이 있다. 정직은 마음에 거짓이 없다는 의미다. 나의 마음에 솔직하다는 이야기다. 남들의 시선이 아니라 내가 믿는 것에 충실한 것이다. 


 사실 이렇게 내가 믿는 것을 위해서 거짓 없이 바르게 사는 것은 쉽지 않다. 아주 어렵다. 주위에 나의 생각과 믿음을 방해하는 요소가 너무 많다. 가족, 친구, 동료, 지인 등 다양하다. 옳은 것을 이야기하려고 해도 후폭풍이 두려워서 말하기 쉽지도 않다. 하지만 누군가는 용기를 내서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우리는 그러한 사람을 정직하다고 칭찬하다. 그런데 그렇게 정직한 사람들이 받는 혜택은 무엇인가?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닌가? 


 이 세상에 정직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비율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남을 속이고 기만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게 마련이다. 그런 사람들은 말을 교묘하게 꾸미고, 사람들을 농락한다. 그래서 정직하게 행동하는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 


 예를 들어서 어떤 만두 가게의 주인이 있다. 이 주인은 손님의 건강을 우선시해서 좋은 재료를 사용해서 만두를 빚는다. 손님들은 이 가게의 단골이 되고, 주인도 최선을 다해서 대접한다. 그런데 주변에 있던 경쟁자가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그래서 그는 흑색선전을 한다. 이 집이 남은 재료나 유통기한이 지난 재료를 사용한다고 소문을 낸다. 있지도 않은 사실에 주인은 반박한다. 믿어주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 결국 주인은 답답해하다가 마음의 병을 얻어서 가게 문을 닫고 만다. 


 이러한 일이나 심지어 더 심한 일이 주변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하지만 정직한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 맞서 싸워야 할까? 물론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반박하고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한다. 법적으로 무죄를 받더라도 여전히 색안경을 끼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나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가만히 앉아있으면 안 된다. 

출처 : Pixabay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우선 나의 마음이 진실한지 돌아봐야 한다. 만두가게 주인처럼 나는 정말로 소비자를 생각해서 만두를 빚었는가, 그리고 건강한 재료를 사용했는지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단지 매출이나 이익을 올리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진심’으로 소비자를 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여기서 다시 한번 그 유명한 공자의 ‘인仁’ 즉, ‘사랑’이 나온다. 만두가게 주인으로서 1년에 1억을 벌고, 10년 후에 10억을 모으겠다는 꿈을 꿔도 좋지만, 그보다 앞서 더 큰 비전과 미션을 갖고 있는지 돌아보자. 고객이 나의 만두를 먹으면서 행복을 느끼고, 건강해지는 모습을 상상해봤는가?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나의 마음의 진실함에는 사랑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단순히 거짓을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정직은 아니다. ‘나는 손님을 위해서 좋은 재료를 사용했는데 왜 나의 만두는 외면을 받는가?’, ‘나는 정직했는데 왜 누군가 나를 모함하는가?’ 이런 식으로 정직이 모든 것을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논어》의 자로 편에 이런 글이 있다. 초나라의 섭공이 공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 고을에 정직한 사람이 있으니, 그 아버지가 남의 양을 훔치자, 아들이 부친을 고발하였습니다.” 


 공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 고을의 정직한 사람과 당신이 말한 정직한 사람은 다릅니다. 아버지가 자식을 위하여 숨겨주고 자식이 아버지를 위하여 숨겨주니, 정직이 바로 그 가운데 있습니다.” 


 공자께서도 정직은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인’이라고 강조했다. 즉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때, 비로소 정직함이 빛을 보는 것이다.  

출처 : Pixabay

 회사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고객에게 정직해야 한다. 정직하다는 것은 우선 제품과 서비스에서 드러난다. 고객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서 회사가 얼마큼 투자를 하고 노력했는지 생각해야 한다. 단순히 고객에게 많이 팔아서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매출과 이익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결과치일 뿐이다. 그전에 고객을 위하는 마음과 정직함이 우선해야 한다. 직원들에게도 정직해야 한다. 회사에 어떤 중요한 일이나 문제가 있을 때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공감을 구해야 한다. 


 물론 정직함은 쉽지 않다. 정직한 사람이 손해를 볼 수 있다. 오히려 거짓을 이야기하고 쉽게 모면하는 것이 편할 때도 있다. 하지만 결국 거짓은 거짓을 낳고 만다. 언젠가는 꼬리를 잡히고, 그 여파는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공자가 언급했듯이 정직하지 않으면 요행으로 재앙을 피한 것과 마찬가지다. 그 요행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는 없다. 


 나도 정직한 사람은 아니다. 살면서 거짓으로 위기를 모면한 적도 많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것이 결국 임기응변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적어도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거짓을 이야기하면 안 된다.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유해야 한다. 


 여전히 화려한 언변과 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오히려 그런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정직한 사람들은 더 빛이 날 수밖에 없다. 혹여 누군가에게 모함을 받더라도 ‘정도’를 가야 한다. 나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반면 나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도 여전히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과 ‘사랑’을 잊지 않고 정직하게 나아가자. 나에게 솔직하고 진실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정직’이다.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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