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단 Nathan 조형권 Sep 08. 2020

내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결국 사소한 마음의 자세가 인생을 바꾼다 

 齊景公問政於孔子 孔子對曰 君君 臣臣 父父 子子 
 제경공문정어공자 공자 대왈 군군 신신 부부 자자
 제경공齊景公이 공자에게 정사政事를 묻자, 공자가 대답했다.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합니다.” 


 지금 나의 역할은 무엇인가? 회사원, 사업가, 자영업자, 학생, 주부, 공무원, 프리랜서, 유튜버, 작가, 음악가 등 다양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물론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 좋은 삶을 꿈꾸기도 한다. 지금 내가 하는 일에 불만을 갖기도 하고, 다른 멋진 직업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많은 부모들의 꿈은 자식이 의사, 검사, 판사 등이 되는 것이다. 그나마 안정적인 직업이고,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러한 ‘사’ 자 돌림의 직업을 갖고 있다면 행복할까? 물론 명예와 지위가 있기 때문에 가족들은 뿌듯할 것이다. 하지만 의사라는 직업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많은 환자들을 상대해야 하고 외과나 응급외과 등 시급을 다투는 곳에서는 가족들 얼굴 보기도 힘들다.


 돈이 모여 있는 금융업계는 어떤가? 수억 원대 연봉을 자랑하는 애널리스트가 부럽다고 생각했으나 그들은 받는 만큼 일한다. 밤 12시까지 일하고, 7시에 출근하고, 일요일에도 출근한다. 세계경제 동향도 늘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늘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 겉보기에는 굉장히 좋은 직업으로 보이지만 매일매일이 피 말리고 무한 경쟁에 놓인 직업이다. 


 중요한 것은 결국 내가 하는 일이 나의 적성에 맞느냐다. 그런데 우리들 대부분은 적성을 시험해 볼만한 여유가 별로 없다. 학교를 졸업하면 바로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한다. 요새는 조금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직업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한 곳에 직장을 잡았다면 웬만하면 몇 년 정도 일을 하고 이직을 생각해야 한다. 너무 자주 직장을 옮겨도 안 좋게 본다.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해도 안 된다. 가족을 포함해서 남들이 좋다고 하는 직업을 선택하면 가장 중요한 나 자신이 그 직업에 만족하지 않을 수 있다. 다른 것을 시도하려고 해도 이미 늦은 경우도 많다. 어떤 사람들은 국가고시를 준비하기 위해서 몇 년간을 고시원에서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 그것도 꼭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또 어떤 사람은 가족 대대로 내려오는 직업을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애초부터 나의 선택이 없다. 

출처 : Pixabay

 “직업에 귀천은 없다” 


 이 말은 정말 좋은 이야기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주변의 눈치를 살핀다. ‘사농공상’의 신분제의 잔재가 여전히 남아있다. 하지만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직업세계도 마찬가지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 직업의 귀천을 따질 때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나의 적성에 맞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앞서 여러 번 언급한 바대로 나의 ‘가치’를 먼저 찾아야 한다. 


 그 가치에 따라서 맡은 일에 정말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즐겨야 한다. 《린치핀》의 저자는 이를 ‘예술’이라고 표현한다. 즉 직업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생계를 위해서 일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자신을 ‘예술가’로 정의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더라도 괜찮다. 우선 내가 직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뀐다면 그 일에서 좀 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힘들고 괴로운 일이라고 생각하면 더 힘들게 마련이다. 힘들더라도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그 일에서 의미를 찾고 즐기려고 한다면 나의 태도와 습관이 바뀐다. 자연스럽게 나의 인생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내가 손님이면 어떨까? 한 번만 더 생각하면 진짜 좋은 것 같아요.”
 “그런 작은 사소한 디테일 하나가 큰 차이를 만들고 사장이 일단 몸이 불편해야 손님들이 감동을 하거든요” 


 <30대 자영업자 이야기>라는 유튜브 채널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자영업자 분들이 출연한다. COVID-19으로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어서 자영업이 정말로 힘든 일임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직접 사업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분들도 있다. 자영업을 하면서 성공하신 분들은 고객을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그다음이 제품 차별화다. 음식점을 하시는 어떤 사장님은 음료수를 줄 때 늘 얼음잔과 함께 준다고 했다. 귀찮지만 이러한 사소함이 나중에 큰 차이를 만든다. 또한 다른 가게에서 못하는 제품을 만들거나 가격을 좀 더 저렴하게 해서 경쟁력을 갖춘다. 


 물론 나만의 사업을 한다는 것은 결코 낭만적인 일이 아니다. 매달 임대료와 인건비를 내야 하기 때문에 장사가 안 되면 적자가 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한 순간도 사업에 대한 관심을 내려놓을 수 없다. 휴가도 따로 없다. 바로 매출과 연계가 되기 때문에 마음 놓고 쉬지 못한다.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다른 가게와 차별화가 되는 것은 아주 사소하면서 다소 불편한 노력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근원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한다. 이 또한 공자가 가르친 인仁의 정신이다. 

출처 : Pixabay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는 것은 당시 신분제를 옹호한 발언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메시지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역할’에 충실한 가라고 봐야 한다. 세상에 하찮은 일이란 없다. 직업에 귀천을 만드는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 자신이다. 내가 나의 일을 하찮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일은 하찮게 된다. 한 분야에서 꾸준히 최선을 다한 사람은 높은 예술가의 경지에 오르고 장인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각광받는 직업에 대한 미련이 있다면 한 번 상상해보라. 내가 그 직업을 갖고 일할 때 과연 어떤 느낌이 들까? 나는 진정 행복할까? 아니면 안 맞는 옷을 입고 있는 것일까? 나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다른 일을 해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일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이전글 나는 사랑받는 사람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