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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Sep 12. 2020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이값을 해야 한다

 季康子患盜 問於孔子 孔子對曰 苟子之不欲 雖賞之 不竊 

  계강자환도 문어공자 공자대왈 구자지불욕 수상지 부절
 계강자가 도둑을 걱정하여 공자에게 대책을 묻자, 공자가 대답했다. “만일 당신께서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 비록 백성들에게 상을 주면서 도둑질하게 하더라도 도둑질하지 않을 것입니다.” 


 《논어》에 종종 등장하는 계강자(~기원전 468년)는 노나라의 대부이면서 세력가다. 당시 노나라는 ‘맹손 씨’, ‘숙손 씨’, ‘계손 씨’의 3대 세력이 있었다. 이 중에서 계손 씨의 힘이 제일 셌고, 계강자는 계손 씨 가문의 서자였다. 

 그런데 그는 본처의 아들을 죽이고 대부가 되었다. 한 마디로 ‘인仁’과 ‘예禮’를 모르는 파렴치한 인물이었다. 그런 그였지만 종종 공자에게 통치의 ‘도道’를 물어봤다. 적어도 무언가 찔리는 마음은 있었던 모양이다. 공자는 그를 피하는 대신 성심성의껏 답변하고 가르쳤다. 계강자가 좋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공자는 그가 마음을 바꿔서 백성들을 위하는 정치인이 되기를 원했던 것이다. 


 어느 날 계강자는 공자에게 나라에 도둑이 많아서 걱정이 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질문했다. 그러자 공자는 계강자에게 먼저 자신의 욕심을 버리면 된다고 직언했다. 한 마디로 먼저 “너 자신을 알라”는 것이었다. 힘이 있는 자가 욕심을 버리면 사회가 안정되기 때문에 도둑질을 하라고 부추겨도 도둑질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런 말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공자는 자신이 믿는 바에 따라서 소신껏 이야기했다. 그야말로 ‘촌철살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계강자가 ‘정치’를 묻자, 공자를 또 한 번 묵직한 돌직구를 날렸다. 

 “정치란 올바르다는 뜻이니, 당신께서 올바름으로써 솔선수범한다면 누가 감히 올바르지 않겠습니까” - 《논어》안연편

 정치를 잘하려면 역시 나 자신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의미다. 사실 사회적인 지위가 올라갈수록 나의 영향력은 증가한다. 회사에서 관리자가 되거나 사업을 운영한다면 내가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다. 나의 말 한마디에 조직의 사기가 오르거나 떨어지기도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아이돌, 유튜버, 블로거, 연예인, 스포츠 선수, 작가 등 사회적으로 영향을 주는 ‘인플루언서’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말과 행동에 관심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명성을 얻고 나만의 팬 층을 확보할수록 행동 가짐에 더 조심해야 한다. 

출처: Pixabay

 인플루언서의 말 한마디에 세상이 들썩거리고, 이들을 추종하는 팬들은 거대한 소비 집단뿐만 아니라 하나의 큰 사회적 단체로 성장했다. 예를 들어서 유명 아이돌 그룹이 자선 활동을 하면 팬들도 같이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도 있다. 만약 이들이 불매 운동을 벌인다면 이 또한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팬들은 국경을 넘어서 사회의 커다란 세력을 형성했다. 앞으로 이러한 세력화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의 미래》라는 책에서 저자는 앞으로 2038년에 ‘교주 비즈니스’가 유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제 세상은 인터넷을 통해서 어디에든 고속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더 그럴 것이다. 그동안 소외되었던 지역들이 가세하면서 이러한 영향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인풀루언서의 영향력이 더 커지고, 이들의 책임감 있는 행동도 중요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말 한마디, 행동거지 하나에 더 조심해야 한다. 다행히 긍정적인 방식으로 이를 승화하는 분들도 많다. 잘못된 현상이나 사회적 현상을 비판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만들려는 분들이다. 대표적으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사의 전 CEO다. COVID-19으로 전 세계에서 전염병의 무서움을 피부로 느끼고 있을 때, 그의 한 마디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관심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지도자들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시국일수록 지도자들의 한 마디는 국민들의 사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 면에서 정치인들의 막말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서로 간에 건전한 비판은 발전을 위해서 좋지만 밑도 끝도 없이 수준이 낮은 언어로 상대방의 인격을 모독하는 경우다. 그러한 발언을 들으면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사이다 발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오히려 자신의 격을 낮추는 일이다. 특히 젊은 층이나 학생들이 정치인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될까 라는 우려도 든다. 비단 우리나라뿐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웃 나라의 대통령이 SNS로 저속한 말이나 거짓을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출처: Pixabay

 “Great power comes with a great responsibility” - 영화 〈스파이더맨〉중에서


 영화〈스파이더맨〉1편에서 피터의 삼촌이 강도에게 총을 맞아서 죽었을 때 이런 말을 했다. 이 말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우리가 힘을 가질수록 그만큼 책임감도 늘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유명해질수록 대중이 무섭다는 것을 잘 인지해야 한다. 


 나는 그 정도 유명인이 아니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나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적어도 나이를 먹으면 그 사람의 품격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여전히 젊은 시절의 치기를 부리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않고 상처를 준다면 어떻게 될까? 오히려 요령만 터득해서 상대방을 이용하고 자신의 이득만 취하면 어떨까? 


 ‘나이 값’이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은 세월이 지날수록 나이 값을 해야 한다.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어느 정도 터득했다면 현명하게 행동하고,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지 나이가 많다고 젊은 사람들에게 큰소리치거나 어른답지 못한 행동을 하면 안 된다. 


 인플루언서의 언행도 중요하지만 보통 사람들의 말과 행동도 중요하다. 이러한 작은 것들이 모여서 결국 사회를 이룬다. 우리는 지금 어떤가?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나의 행동거지에 책임의식을 느끼는가? 아니면 여전히 남을 신경 쓰지 않고 피해를 주는가? 나의 영향력과 주변에 미치는 결과를 생각하고, 솔선수범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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