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방정식 #2 : 끈기와 집중력
노력과 끈기는 마치 ‘실’과 ‘바늘’처럼 연결되어 있다. 노력을 하려면 그만큼 끈기와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 노력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러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오래 해야 한다. 하지만 미래가 불확실하다면 노력을 하다가 결국 멈추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포기하고 싶은 유혹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단군신화에 나오는 곰과 호랑이의 이야기만 보더라도 우리 민족이 인내심을 미덕으로 삼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직 마늘과 쑥으로 100일을 버틴 곰이 사람이 되었다. 호랑이는 그냥 호랑이로 남았다. 그렇기 때문에 노력과 더불어 필요한 것이 바로 ‘끈기’와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집중력’이다.
가수가 되기 위한 연습생 생활은 가혹하기 이를 데 없다. 외신은 치열한 연습생 시절이 케이팝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여러 차례 보도했다. 하지만 겉으로 보는 것보다 이 세계는 훨씬 더 치열하다. 우선 연습생 내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기획사는 매주, 매월 테스트를 통해서 춤과 노래 실력을 평가하기 때문에 한시라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리사는 그때 시절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항상 제가 안무를 짜고 그랬었어요. 매달, 정말 매달 짰어요. 5년 동안요.” - 리사
설사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더라도 결국 데뷔를 결정하는 것은 기획사의 경영진, 프로듀서다. 아무리 본인의 실력이 뛰어나도 선택받지 못하면 데뷔의 꿈을 펼칠 수 없다.
YG 기획사에서는 당초 9인조 걸 그룹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결국 4명만 남고, 그것이 오늘의 블랙핑크가 되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던 것 같다. 그냥 4명이 잘 맞고, 그 자체로 완벽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력을 하면서 ‘때’를 기다려야 한다. 그것이 번번이 거절되더라도 참아야 한다.
데뷔를 하더라도 끝이 아니다. 이제 첫 단계를 통과한 것이다. 데뷔 후 팬들의 사랑, 인지도를 잘 쌓아야 연착륙할 수 있다. 심지어 1~2년이 지나도 인지도를 못 올려서 다시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오는 가수들도 있다. 만약 데뷔가 성공하더라도 그것이 끝이 아니다. 두 번째 단계를 통과한 것뿐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기를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첫 곡이 히트를 치면 부담은 더 커진다. 그만큼 기대를 맞춰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블랙핑크는 첫 데뷔곡인 ‘휘파람’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또 다른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이는 2NE1과 블랙핑크의 앨범을 모두 프로듀싱한 테디도 마찬가지로 느낀 부담감이다.
“이런 기대에 어떻게 부응하지?” - 테디
데뷔 음원인 ‘휘파람’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후에 ‘붐바야’도 1억 뷰를 기록했다. 이후 ‘불장난’도 1억 뷰를 기록했다. 3 연타석 홈런을 친 것이다. 이들은 압박받는 상황에서도 뛰어난 집중력을 곧잘 발휘했다. 테디 프로듀서가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리사에 대해서 내린 평가다.
“항상 차분하고, 침착하며 다 괜찮을 거라는 미소를 지어요. 하지만 어떤 순간엔 돌변하죠. 음악이 시작될 때나 마감일이 임박할 때면 사형 집행인 같은 킬러 본능이 나옵니다.” - 테디
지수, 로제. 제니, 리사는 강한 인상이 아니다. 가수 CL, 이효리, 제시, 화사와 같은 소위 센 언니 부류는 아니다. 하지만 엄격한 기획사의 규칙을 지키고, 4~5년을 감내하면서 고무신을 거꾸로 신지 않았다. 로제와 리사는 해외파이기 때문에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서 살아야 했다. 가장 민감한 사춘기 때인 청소년기를 연습실에서 꿈을 향해 도전해야 했다. 로제는 호주에 계신 부모님과 통화를 할 때 눈물을 짓고, 이러한 딸을 안쓰러워해서 부모님은 호주로 돌아오라고 했지만 그녀는 듣지 않았다. 심지어 본인이 제일 듣기 싫은 소리라고 말할 정도다.
한 마디로 이들은 단군신화의 곰처럼 엄청난 끈기, 연습과 집중력을 보여줬다. 그랬기 때문에 늘 부담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잘 이겨냈다. 하지만 우리는 겉으로 보는 결과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마치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이는 선수들이 ‘재능’을 타고났기 때문이라고 믿는 것과 마찬가지다.
“4년마다 돌아오는 올림픽 중계방송이 최고의 선수를 볼 유일한 기회이거나 매일 훈련하는 모습은 보지 못한 채 경기만 봤다면, 성공의 이유를 재능으로만 설명하기 쉽다.” - 《그릿》중에서
물론 이 4명의 멤버는 재능이 있다. 어릴 적부터 자신만의 ‘끼’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의 ‘끼’는 웬만한 아이들도 갖고 있다. 여기에 블랙핑크의 멤버들은 오디션의 기회를 잡기 위해서 노력했다. 또한 연습생 시절에도 누구보다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러한 압박받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해서 앨범을 녹음하고, 춤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끈기’와 ‘집중력’은 쉽게 말하면 ‘독하다’는 의미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독종’(성질이 매우 독한 사람이라는 뜻)을 안 좋은 의미로 쓰고 있지만, 독종이 때로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때가 있다. 매사에 독종인 것은 도움이 되지 않지만 나의 꿈을 위해서 노력할 때는 독종일 필요가 있다.
블랙핑크는 4명의 완전체가 된 후에도, 데뷔를 한 후에도, 성공을 한 후에도 여전히 끈기와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더군다나 이들은 다른 그룹에 비해서 활동이 길지 않은 편이고, 곡이 나오는 빈도가 적다. 심지어 선배 그룹인 2NE1도 정규 앨범을 2집 밖에 내지 않았다. 따라서 앞으로도 좋은 곡을 내고,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끈기와 집중력이 필요하다. 물론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특히 성공을 이룬 후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이다. 앞으로 블랙핑크의 활동을 계속 지켜보고 싶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