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 속에서 글을 쓰다.
6시 30분.
알람 소리를 듣고, 힘겹게 눈을 뜹니다. 그리고 화장실에 갑니다.
미국 증시를 먼저 확인합니다. 빨간색이면 기분이 좋고, 파란색이면 순간 다운이 됩니다.
요새 미국의 부양책으로 인한 경기 활성화 vs.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불확실한 주식 시장에 고민이 됩니다.
미국 주식 투자 카페방에는 열띤 토론이 한참입니다.
대부분 손실을 만회하거나, 손실이 커졌다는 등 하소연입니다. 어떤 분은 5천의 손실을 보고, 1년 동안 주식 앱도 지운 후 다시 확인해보니 손실이 1천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약간의 손실을 본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에 드는 책(주로 자기 계발서)을 펼쳐 듭니다.
좋은 문구를 읽습니다. 순간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습니다.
역시 돈이 전부가 아니라, 마음이 중요함을 깨닫고 위로합니다.
좋은 문구는 SNS에 공유합니다.
건강을 위해서 5 가지 비타민을 챙겨 먹습니다. 프로폴리스, 비타민 D, 칼슘, 오메가 3, 유산균.
교육부의 '건강상태 자가진단' 앱을 실행해서, '아니오', '아니오', '아니오'를 모두 클릭합니다. 익숙한 질문이기 때문에 '아니오'로 통일합니다. (물론 열이 없기 때문입니다.)
샤워를 하면서 복잡한 생각을 물과 함께 배수구로 보냅니다.
7시 40분.
아이들을 깨우기 위해서 노트북을 켜고 넷플릭스 Kids를 실행한 후 만화를 틀어줍니다.
이왕이면 영어 공부를 하라고 자막 없는 영어 만화입니다.
일어나기 싫어하는 아이들의 '왕 짜증'을 받아주면서 깨웁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질문을 합니다.
오늘 뭐 먹을래? 시리얼, 빵, 떡, 수프?
고객 맞춤형 주문을 받은 후 빵을 굽거나 시리얼을 준비합니다.
그러면서 남은 재고도 확인해 봅니다.
이불을 개고, 결로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창문을 살짝 열어둡니다.
어느덧 8시가 가까워집니다.
벽시계를 보면서 아이들 학교 갈 시간에 맞춰서 남은 시간을 계산합니다.
얘들아, 30분 남았다. 30분 후 끈다. 10분 동안 머리 만지고, 옷 입고, 준비해라.
아이들이 아침 식사를 하고, 동영상을 시청하는 동안 오늘 수업 시간에 사용할 교과서를 점검합니다.
책가방의 교과서들을 확인해서 다시 한번 제대로 준비했는지 봅니다.
국. 영. 수. 과. 사. 도... 국. 영. 수. 과. 사. 도...
주문을 외우 듯 교과서를 외워서 확인합니다.
국. 영. ?. ?. 사. 도 ?
역시나 빠진 교과서가 있습니다.
교과서를 챙겨 넣고, 가방을 현관 앞에 둡니다.
이때 잔소리도 잊지 않습니다.
어제 가방 제대로 쌌다며?
물통에 물을 채워서 가방 옆에 꽂아둡니다.
물의 양은 2/3로 맞춥니다.
아이들 휴대폰도 가방에 넣어 둡니다. 전원이 꺼졌는지 확인합니다.
네이버에서 날씨를 체크하고, 아이들에게 모닝 브리핑합니다.
물론 동영상에 정신이 팔려서 잘 듣지는 않습니다.
얘들아, 오늘 영상 8도야. 오후에는 12도까지 올라간다. 미세먼지 심하고. 그나마 비가 와서 다행이다.
노트북의 동영상을 강제로 끄고(자발적인 것은 기대하기 힘들죠), 하지만 이왕이면 에피소드 끝날 때를 맞추고요.
학교 갈 준비를 시킵니다.
양치질하고, 머리 만지고, 옷 챙겨 입어.
날씨가 그렇게 춥지 않으니깐, 어제 입은 잠바 입어도 될 거야.
비 오니깐, 우산도 챙겨놨어.
각자 선호하는 치약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 치약을 발라서 칫솔을 준비합니다.
저도 어릴 적에 그랬지만, 아이들은 정말로 양치질을 싫어합니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마스크.
마스크를 새 것으로 교체해 줍니다.
하지만 늘 의심하는 아이들.
이거 새 마스크 맞지?
8시 30분.
아이들이 무거운 가방을 낑낑대면서 둘러 매고, 현관문을 나섭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사물함을 못 쓰기 때문에 교과서를 매번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안쓰러운 마음이 듭니다.
얘들아, 가방 무거워도 허리 펴야 한다.
아이들이 엘리베이터 타는 것을 보고, "바이, 바이"한 후 집으로 와서 아침을 챙겨 먹습니다.
주로 아이들이 남긴 빵이나 떡을 먹고, 부족하면 추가합니다.
어머니들이 왜 아이들이 남긴 음식을 먹는지 이해가 갑니다.
버리기 아깝기 때문이죠.
그리고 적막 속에서 글을 씁니다.
마치 전쟁 같은 아침입니다.
이 모든 과정이 1시간 내에 이루어집니다.
9시. 한국 주식 시장도 개장합니다.
오늘은 기분 좋은 빨간색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