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글쓰기의 매력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늘도 쓴다

by 나단 Nathan 조형권

아침에 글을 쓰면 좋다. 전날에 쌓였던 생각의 노폐물이 ‘잠’을 통해서 모두 배출되기 때문이다. 컴퓨터로 따지면, ‘Reboot’되는 셈이다. 맑은 정신과 마음으로 글을 쓰니, 잡념보다는 투명한 마음과 정신을 갖고, 이를 글로 옮길 수 있다.


밤에 글을 더 잘 쓰는 분들도 있다. 아무래도 밤에는 좀 더 감성적인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거기에 와인이나 맥주 한 잔을 하면, 그야말로 없던 ‘시상’이 마구 떠오른다.


그런데, 나는 밤에 웬만하면 글을 안 쓴다. 일단 하루 동안 보고, 느끼고, 경험하고, 생각한 것이 너무 많다. 그것이 뒤엉키고 섞여서, 나의 감정과 생각을 제대로 풀어내기 힘들다. 이미 다양한 인풋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육체적으로도 피로감을 느끼기 때문에, 아무래도 온전히 글쓰기에 집중하기 힘들다.

그래서 밤에는 휴식을 취한다. 되도록 진입문턱이 높지 않은 편한 에세이나 소설을 읽는다. 그것도 힘들면, 오디오북이나 음악을 편하게 듣는다. 그리고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취침 준비를 한다.




집안일을 끝내고, 밤 9시가 넘으면 급격한 피로감이 온다. 낮에 잠깐 낮잠을 취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이때 영화나 드라마를 보거나, SNS를 하고, 또는 무리하게 글을 쓴다면 다음날 컨디션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뇌의 부하’를 최소한으로 낮추고, “이제 잠잘 준비 해야지”라고 스스로에게 속삭인다. 한 마디로 뇌에 연결된 전원을 차단할 준비를 하는 과정이다. 이것은 일종의 프로세스다.


아침에 눈을 뜨고, 화장실로 먼저 향한다. 눈이 잘 떠지지는 않지만, 책을 펼친다. 한 구절이라도 읽으려고 한다. 하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은 나도 모르게 스마트폰을 먼저 보게 된다. 물론 밤새 미국 주식 시장이 어떻게 됐고, SNS에 친구들은 잘 지냈는지 궁금하다. 당연히 체크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럴 때는 최대한 간단히 보고, 인사하고, 마친다.


샤워를 하고 나서, 아침 식사를 하면서 책을 또 읽는다. 주로 나에게 영감을 주는 책 위주로 읽는다. 아침에는 소설책, 경영 전략서 등은 읽지 않는다. 그러기에 나의 뇌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음과 정신이 맑은 상태에서는 역시 ‘마음’에 대한 책이 잘 흡수된다. 책을 가볍게 읽으면서, 거기에 대한 나의 생각과 느낌을 간략히 써서 SNS에 남긴다. 이 또한 나의 프로세스 중의 한다. 결국 글을 쓰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기상 후 2시간 정도 지나면 이제 워밍업이 다 끝났다.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할 때다.


먼저 퇴고 작업 중인 원고를 꺼내서 손본다. 맑은 정신으로 읽으니, 글이 쏙쏙 눈에 들어오고, 어색한 표현도 바로 보인다. 아침 한 시간의 효율성은 저녁 두, 세 시간의 작업량에 맞먹는다. 그만큼 집중력도 높고, 신체 리듬도 아주 좋다. 영감도 계속 떠오른다.


한 시간 정도 퇴고 작업을 하면서, 틈틈이 초고도 쓴다. 퇴고 작업을 하다가도 영감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 때는 에버노트나 포스트잇에 간략히 메모를 하거나, 아니면 워드 파일의 새 문서를 띄워서 그냥 쓴다. 영감이 사라질 때까지.


지금 이 글도 퇴고 작업을 하다가 갑자기 영감이 떠올라서 쓴 글이다. 30분 정도의 글쓰기로 책의 한 꼭지 분량을 쓸 수 있었다. 그만큼 아침 시간은 나에게 마술과도 같은 효과를 보여준다.


나중에 글쓰기 장소에 대한 부분도 구체적으로 다루겠지만, 그때그때 다르다. 어떤 때는 집이 편하고, 어떤 때는 다른 장소에서 약간의 불편함을 안고 쓸 때도 있다. 단지, 한 곳에 오래 머무르면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공간에는 에너지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나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나는 보통 집에서 작업을 많이 하지만, 필요할 때는 자주 찾는 별 다방을 이용한다. 5,000원만 투자하면 세 시간 동안 작업에 몰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집에서 집중은 잘해야 한 시간 남짓이다. 새벽 시간이 아니라면, 자꾸 시선이 다른 곳에 간다.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이라면, 아침에 글을 쓸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 없을 것이다. 그때는 새벽 시간을 이용해서 10분 또는 30분이라도 글쓰기, 책 쓰기에 도전해보자. 출근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간단히 글을 쓸 수 있다.


그만큼 아침 시간은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최적화된 시간이다. 이 소중한 시간을 다른 일을 하는데 낭비하지 않았으면 한다. 깨끗한 영혼으로 나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에, SNS나 영화, 드라마를 보면서 정신을 혼탁하게 만든다면, 하루 종일 나의 정신은 멍한 상태로 있을 수밖에 없다.


오늘이 아니더라도 내일부터라도 시도해보자. 아침 글쓰기의 매력은 갈수록 더할 것이다. 또한 평생 가져갈 수 있는 가장 좋은 습관이라고 단언하고 싶다.


photo-1515378791036-0648a3ef77b2.jpg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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