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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일상의 글과 생각
#42 고통과 번뇌를 바라본다는 것
by
나단 Nathan 조형권
Jun 15. 2021
오늘도 작은 고통과 번뇌와 지구전을 벌이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어젯밤에 아는 작가님이 한강의 다리를 걷다가 투신하려는 여성을 만났고, 그분을 잘 설득해서 집에 돌려보냈다고 합니다.
그 여성에게 재빨리 다가간 용기, 설득하는 마음, 진실함이 잘 통해서인 것 같습니다.
작가님께 정말 좋은 일 하셨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여성분도 정말 힘들고 고통의 시간을 겪다가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오죽하면 그 캄캄한 밤에 검게 흐르는 물을 바라보고 그 안으로 뛰어들 생각을 했을까요?
당사자가 아니라서 어떤 고난과 힘든 일을 겪으셨는지 모르겠지만, 결국 고통과 번뇌는 방치해두거나 피할수록 그것이 나의 마음에 층층이 쌓여서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젊은 시절 앞날을 걱정하면서 무기력과 허무함과 싸웠습니다. 하지만 온갖 좌충우돌을 겪으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금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이제는 이순(50대)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고 결국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간은 흐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와는 무관하게, 세상의 시간은 무심할 정도로 정확히 맞춰진 시간에 따라서 째깍째깍 움직입니다.
단지 나는 그 시간 동안 하루하루 충실히 사는 수밖에 없죠.
그러다가 가끔씩 사는 게 재밌고 행복을 느끼고는 합니다. 커피 한 잔에도 감사하고 지금까지 잘 버티고 살아온 자신에게 감사한 마음도 듭니다.
행복은 추구하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고통과 번뇌와 함께 사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자세가 바로 관찰, 바라보기입니다.
바라보는 것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하루 1분이라도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나의 마음을 바라봅니다.
하기 싫고 괴로운 것도 바라봅니다.
사소한 고통이라도 어려움이라도 바라보고,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해결을 할 수 있다면 해결을 하고, 안 된다면 그냥 받아들입니다. 운명론자가 되라는 것은 아니고 때로는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나을 때도 있습니다. 의외로 좋게 해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 인생은 왜 그렇게 꼬였지? 고통만이 가득하지?'라고 생각하면 계속 고통 속에 신음하게 됩니다.
한 발자국만 떨어져서 지켜보십시오.
어차피 시간은 흐르고 어떤 식으로든 해결됩니다.
도망가거나 감추면 안 됩니다. 고통과 번뇌는 감출 수 있는 상처가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반야심경마음공부》 중에서
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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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단 Nathan 조형권
인문・교양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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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읽는 맹자
저자
《오십에 읽는 맹자》,《죽음 앞에 섰을 때 어떤 삶이었다고 말하겠습니까?》,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논어를 읽다》, 《적벽대전, 이길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전략기획서》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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